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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삼성전자 '반도체 후공정' 인수합병 하나, 앰코가 주목받는 까닭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8-01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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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삼성전자가 인수할만한 기업들 중에는 주로 로봇 기업, 인공지능 기업 등이 많이 언급된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회사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전문 회사인 앰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패키징 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앰코 인수가 삼성전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앰코가 삼성전자에게 어떻게 도움이 된다는 것일까? 그리고 수많은 반도체 패키징 회사 가운데 왜 하필 앰코가 거론되는 걸까? 

앰코가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대상으로 언급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중국, 대만 기업이기 때문이다.

세계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매출 기준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2위인 앰코를 제외하면 대만 업체가 6곳, 중국 업체가 3곳이다. 

대만은 TSMC를 위시한 반도체 산업이 말 그대로 국가를 먹여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가 갖는 위상보다 훨씬 거대한 것이 대만에서 TSMC와 반도체의 위상이다.

TSMC의 경쟁자인 삼성전자가 대만 패키징 업체를 인수하려고 한다면 기업결합 심사에서 대만 정부의 승인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자국 위주의 반도체 공급망을 만드는 데 국력을 집중하고 있는 중국의 기업들 역시 피인수 기업으로는 그리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 

물론 앰코는 미국 기업이고, 미국 역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건설을 꾀하고 있지만 중국, 대만과 비교하면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에게 우호적일 가능성이 높다. 

앰코가 미국 기업이긴 하지만 회장이 재미교포라는 점도 삼성전자의 앰코 인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처음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은 바로 아남그룹이다. 아남그룹은 1970년 미국 현지법인을 세우면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던 곳이다. 

아남그룹은 1998년 자산 기준 재계 서열 21위까지 뛰어올랐지만 IMF를 버티지 못했다. 1999년 아남그룹의 모체인 아남반도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결국 2002년에 아남반도체가 동부그룹에 인수되면서 아남그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남반도체가 동부그룹에 인수되기 전 아남반도체의 반도체 패키징 부문을 아남그룹의 미국 현지법인, 앰코테크놀로지가 인수했다. 

아남반도체의 반도체 패키징 부문을 인수할 당시 앰코의 대표 자리에는 아남그룹의 창업주 김향수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당시 아남그룹 회장직을 맡고 있었던 김주진 회장이 앉아있었다. 

결국 김주진 회장은 더 이상 아남그룹의 회장은 아니게 되었지만 앰코테크놀로지의 회장으로 명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결국 앰코테크놀로지는 미국 기업이자 나스닥 상장사지만 아남그룹의 정신적 후계 기업이기도 한 셈이다.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앰코의 인수로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을까?

앰코의 IR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 가운데 76%를 최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내고 있다. 최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TSMC에게 승부를 걸 준비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매력적 매물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앰코의 매출 가운데 하이엔드 스마트폰에 넣는 반도체의 패키징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여전히 엑시노스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앰코 인수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AP 패키징 기술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특히 반도체 패키징 기술이 스마트폰 AP의 발열을 잡는 데 매우 중요한 기술이라는 것을 살피면, 반도체 패키징 경쟁력의 강화는 삼성 스마트폰의 고질적 문제 가운데 하나인 발열 이슈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물론 삼성전자의 앰코 인수설은 말 그대로 아직 ‘설’일 뿐이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앰코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점, 또 앰코의 흥미로운 이력 등을 살펴볼 때 삼성전자가 앰코를 인수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물론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이 각 나라 정부의 반대에 부딪히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매출 규모는 앰코와 비교해 작지만 훌륭한 기술력을 지닌 국내 업체에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 주목할만한 행보를 보여주는 우리나라 기업은 없을까? 이 이야기는 다음 영상에서 계속해보도록 하겠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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