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서버용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저장장치 ‘Z-SSD’를 공개하고 미국 인텔과 마이크론이 공동개발하는 고성능 반도체기술 ‘크로스포인트’에 맞대결을 예고했다.
Z-SSD와 크로스포인트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기존 메모리반도체의 장점을 합친 고성능 제품으로 빅데이터 등 신산업의 발달에 따라 기업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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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전자전문매체 탐스하드웨어는 12일 “삼성전자가 Z-SSD로 인텔과 마이크론의 크로스포인트에 정면공격을 날렸다”며 “고성능 메모리 수요를 먼저 잠식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8일부터 11일까지 열린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Z-SSD는 기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저장장치보다 응답시간은 4배, 읽기속도는 1.6배 빠른 제품이다.
이 제품은 빅데이터 분석과 서버 구동 등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처리하는 작업에 특화해 기업시장을 노린 제품으로 출시된다.
기존의 D램은 정보처리속도가 빨랐지만 용량이 작고 낸드플래시는 저장용량이 크지만 속도가 느려 연산에 적합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이 두 가지의 장점을 합쳐 서버용으로 내놓은 것이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기술을 공동개발하며 대규모 양산시설 구축에 나선 크로스포인트 역시 유사한 특징을 갖춘 서버용 차세대 메모리반도체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차세대 메모리 기술력을 자신하며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해왔는데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깜짝 공개하며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한 셈이다.
탐스하드웨어는 인텔이 수십억 원을 들여 신규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크로스포인트와 달리 Z-SSD는 삼성전자의 기존 낸드플래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돼 양산비용이 크게 높지 않을 것으로 봤다.
경제전문지 더레지스터는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용량과 속도를 높이는 3D낸드 기술력에 가장 앞서 Z-SSD와 같은 차세대 제품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라며 “크로스포인트에 맞서 강력한 경쟁제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크로스포인트 메모리의 실제 성능과 가격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 Z-SSD의 시장경쟁력이 충분할지에 대한 관측은 엇갈리고 있다.
마이크론의 발표에 따르면 크로스포인트 메모리는 기존 SSD보다 1천 배 정도 빠르고 가격은 4~5배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Z-SSD와 비교하면 성능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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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공개한 차세대 메모리반도체 'Z-SSD'. |
하지만 이는 이론적 성능에 가까워 인텔이 이전에 시연한 크로스포인트 메모리의 속도는 SSD보다 불과 6배 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론의 최근 시연에서 10배 정도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Z-SSD의 실제 출시 때 성능을 더욱 끌어올리고 가격경쟁력을 갖춘다면 충분히 크로스포인트와 승부를 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다량의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신산업분야의 성장으로 서버업체들의 고성능 메모리 수요는 이른 시일 안에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과 마이크론이 크로스포인트 메모리 출시를 내년 하반기로 계획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실제 제품 출시와 판매확대에 속도를 내 시장선점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전문매체 에이낸드테크는 “Z-SSD는 삼성전자가 지금까지 보여줬던 메모리반도체 가운데 성능이 가장 뛰어난 제품”이라며 “크로스포인트와 성능비교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