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M이 현지시각으로 7월25일 열린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단종을 예고했던 전기차 모델 '볼트EV' 생산을 지속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볼트EV 의 홍보용 이미지. < GM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GM이 보급형 전기차 ‘볼트EV’ 생산을 지속한다.
GM은 당초 전기차 주력 차종으로 앞세우던 볼트EV를 단종하고 수익성이 높은 차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다른 차종의 판매량이 부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각) GM은 2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배터리를 탑재하는 볼트EV 신모델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GM은 4월 열린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볼트EV를 올해 말까지만 제조한 뒤 해당 생산라인을 전기 픽업트럭 ‘시에라’와 ‘실베라도’ 전용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단종 소식을 알린 지 3개월만에 이를 번복하며 생산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GM에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트EV를 제외한 GM의 다른 전기차량들의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GM은 2분기에 1만5652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볼트EV와 볼트EUV(전기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은 1만3959대로 약 89%의 비중을 차지한다.
볼트 시리즈는 1분기에도 GM의 전기차 판매량 가운데 95%를 차지하며 사실상 전기차 판매고의 대부분을 책임졌다.
GM은 2025년에 전기차 사업에서 흑자 전환을 목표로 다양한 가격대의 신차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100억 달러 넘는 금액을 전기차와 관련 기술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볼트EV를 제외한 전기차가 거의 판매되지 않는다는 현실적 장벽에 직면해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모델인 볼트EV를 단종시킬 수 없게 된 상황이다.
메리 바라 GM 회장은 “GM의 고객들은 볼트를 사랑한다”며 생산을 지속하는 이유를 밝혔다.
▲ 볼트EV는 GM의 다른 전기차량 모델보다 월등히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미국 미시건주 오리온에 위치한 GM의 생산공장에서 구형 볼트EV를 출고하는 모습. < GM > |
볼트EV는 GM에서 주력으로 앞세우는 중저가형 전기차 모델로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측면에서 소비자들에 주목받았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약 17만5천대가 판매됐다.
미국에서 볼트EV 2023년형 모델은 2만6500달러(약 3374만 원)부터 판매된다. 경쟁사인 테슬라 차량 가운데 가장 가격이 낮은 모델3 보다 1만 달러 이상 가격이 저렴하다.
테슬라가 지난해 연말부터 차량 가격을 꾸준히 낮추면서 전기차 시장 가격 인하 경쟁을 촉발했다는 점 또한 중저가형 차량인 볼트EV를 단종할 수 없게끔 만든 이유로 꼽힌다.
GM은 하반기에 ‘쉐보레 실베라도 EV 워크트럭’과 ‘쉐보레 이쿼녹스 EV’ 등 모두 6종의 전기차 신모델을 추가로 내놓는다.
대부분 고가 차량들로 수익성은 볼트EV와 비교해 높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가격 경쟁력은 낮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테슬라가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 양산에 돌입하면서 같은 제품군인 GM 실베라도와 시에라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결국 GM으로서는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고서라도 볼트EV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다만 볼트EV 신모델에는 구형 모델보다 생산 단가가 저렴한 배터리가 탑재되는 만큼 구형 모델보다 수익성이 어느 정도 개선될 여지가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볼트EV의 신모델에 탑재되는 얼티엄셀즈 배터리가 구형 볼트EV에 실리는 배터리와 비교해 40% 가량 낮은 원가를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볼트EV 신모델의 구체적인 가격과 판매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