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금융권 최초 복합점포를 열어 지역수협 살리기에 나선다.
지역수협은 수협은행 수도권 복합점포에서 업무를 수행하며 영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노 회장이 그 동안 찾은 현장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성과로 이어질 지 이목이 쏠린다.
▲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금융권 최초 복합점포를 열고 지역수협 살리기에 힘을 쏟는다. 사진은 노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3월27일 새벽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을 찾은 모습. <수협중앙회>
23일 상호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노동진 회장의 의지 아래 수협은행 서울점포에서 지역수협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복합점포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수협은행 서울 3개 점포(창동역과 교대역, 을지로금융센터)에는 이에 따라 10월에 지역수협 9곳을 위한 공간이 마련된다. 수도권에 영업점이 없었던 지역수협들은 이번 기회에 고객층을 넓힐 수 있게 된다.
복합점포는 노동진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수협 관계자는 “노 회장의 전적인 아이디어로 금융권 최초 복합점포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호금융과 은행은 명백히 분리돼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 전례가 없던 시도다.
금융권 최초 ‘복합점포’ 시도에는 노 회장이 그 동안 밟아온 현장경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노 회장은 취임식부터 수협의 '본업'인 어업을 강조해 왔다. 후쿠시마오염수 방류라는 거대 악재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금융 관련 청사진은 따로 내놓지 않았는데 현장을 찾던 과정에서 이 같은 흐름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수협 관계자는 “노 회장이 취임 뒤 전국을 찾던 가운데 경영이 잘되는 조합은 너무 잘 되지만 어려운 조합은 너무 어렵다는 걸 많이 느꼈다”며 “돈이 없는 조합은 수도권 진출은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에 노 회장이 수도권 진출길을 터주자고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5월 즈음 그런 아이디어를 냈고 담당부서에서 알아본 뒤 금융당국과 해수부 확인을 거쳐 이번 복합점포를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 노 회장이 3월24일 서울 수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이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이날 노 회장은 수협의 상호금융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연합뉴스>
노 회장도 이 같은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6월말 경남신문과 인터뷰에서 “어촌기반 회원조합은 어가인구 감소로 상호금융사업 이용고객이 제한적이어서 수익을 내는데 한계가 있다”며 “복합점포는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방에 환원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합들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복합점포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균형 발전은 모든 상호금융권의 과제로 꼽히기 때문에 노 회장의 이번 실험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다만 상호금융권을 둘러싼 분위기가 워낙 좋지 않아 복합점포는 한 번의 시도에 그치지 말고 확대될 필요성도 있다. 지방 인구가 줄면서 고객이 감소한 것은 물론 상호금융권의 유동성 자체도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고정고객 기반은 줄어드는데 상호금융의 이점인 높은 금리를 노린 ‘금리 노마드족’ 움직임도 거세게 나타나고 있다.
14일 발표된 한은 통계에 따르면 상호금융 수신(말잔)은 4월에서 5월로 가면서 줄었지만 새마을금고는 같은 기간에 오히려 늘었다.
그때 당시 새마을금고에서는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불거져 대구지역금고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특판 등을 통해 수신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