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근 유상증자에 대한 시장 인식이 부정적인 가운데 명분이 확실한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과도한 주가 하락을 저점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부 기업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 급락으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됐다”며 “유상증자 이후 주가 방향성은 증자 당위성에 있고 자회사에 대한 자금수혈로 지주사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지면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바라봤다.
▲ 국내 주식시장에서 최근 유상증자 부정적 인식이 강화됐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이후 주가 방향성은 당위성에 있고 때에 따라 저점매수 전략도 유효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CJ CGV와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달 유상증자 소식에 약세를 보였다. 특히 CJ CGV는 유상증자 규모와 관련된 정관을 3개월 전에 바꾼 것으로 알려져 시장에서는 소액주주만 모르는 유상증자였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두 사례뿐 아니라 유상증자 이후 해당종목 주가가 약세를 보인 적은 한 두 번이 아니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 인식은 최근 많이 나빠졌다.
최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상증자가 대체로 주가에 악재로 인식되는데 그만큼 이후 주가하락 사례가 많았다는 의미다”며 “기업이 자금이 필요할 때는 다양하지만 잘못된 경영활동 과정에서 악화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유상증자는 경영진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이 그럼에도 유상증자를 두고 당위성을 시장에 설명할 수 있다면 주가는 오히려 오르기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퓨처엠과 대한항공이 대표적이다.
최 연구원은 “포스코퓨처엠은 2차전지 소재 부문을 핵심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등 유상증자 목적을 공시했고 그 뒤 주가가 420% 가량 올랐다”며 “대한항공도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후 주가 상승으로 신주발행가액이 32.6% 증가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유상증자로 벌어진 주가 급락을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주회사가 자회사 유상증자에 나섰을 때가 대표적이다.
최 연구원은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 지분율 방어를 위해 유상증자 참여가 당연시되기 때문에 자회사 자금활용계획이 확실히 검토해야 한다”며 “자체 주주환원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한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다만 지주회사 주가가 자회사 유상증자 발표로 순자산가치(NAV) 감소분 대비 지주회사 시가총액 감소분이 큰 것과 같이 과도하게 하락하면 지주회사에 대한 저점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유효한 투자전략이다”고 덧붙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