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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직 셔틀버스가 있는 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뭐가 다른가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7-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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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직 셔틀버스가 있는 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뭐가 다른가
▲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한 눈에 봐도 크기가 작다.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백화점업계 최초로 문화센터를 연 매장. 셔틀버스가 운행되는 유일한 백화점 매장. VIP고객이 일으키는 매출과 식품관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이 현대백화점의 전국 매장 가운데 가장 높은 매장.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얘기다.

5일 다른 백화점 매장들과는 다른 특색을 가지고 38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가봤다.

압구정본점은 한 눈에 봐도 크기가 작다. 영업면적이 약 3만2천㎡(9700평)밖에 되지 않는다. 비교적 최신식 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는 더현대서울과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영업면적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이다.

압구정본점 크기가 작은 이유는 워낙 오래전에 지어졌기 때문이다. 압구정본점은 1985년 12월1일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크기가 작다고 매출도 적을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

지난해 압구정본점은 매출 1조2375억 원을 냈다. 현대백화점 전국 16개 매장 가운데 매출 순위 2위다. 전국 백화점 매장들로 범위를 넓혀도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7위다.

현대백화점 매장 가운데 매출 1위인 판교점과 격차도 1천억 원 수준밖에 나지 않는다. 판교점이 오픈 이후 5년4개월 만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 기간 매출 1조 원 달성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매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압구정본점의 위상은 제법 높은 편이다.

40년 가까이 된 오래되고 작은 백화점 매출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압구정본점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그 비밀이 숨어있다.

우선 압구정동에는 대형마트가 없다. 압구정본점에서 가장 가까운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각각 행당점과 역삼점이지만 두 군데 모두 걸어서 가기는 힘들다. 차로 이동해도 5km 정도를 가야 한다. 심지어 롯데마트 행당점을 가려면 한강을 건너야한다.

압구정동에 사는 주민들로서는 대형마트처럼 갈 수 있는 곳이 사실상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밖에 없는 셈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전국 16개 현대백화점 매장 식품관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은 곳이 압구정본점 식품관이다”며 “압구정본점 식품관이 가진 또 하나의 특징은 50대 이상 고객들이 많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압구정본점 식품관은 오전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장을 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중년부부나 노부부가 카트를 끌고 장을 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현장] 아직 셔틀버스가 있는 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뭐가 다른가
▲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는 셔틀버스를 운영한다. 유통업계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것은 압구정본점이 유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압구정본점은 특이한 매력도 가지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흔히 볼 수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찾아볼 수 없게 된 것, 바로 백화점 셔틀버스다.

압구정본점은 주변 아파트단지와 백화점을 오가는 셔틀버스 3대를 운행한다. 50대 이상 고객이 많고 식품관을 대형마트처럼 이용하는 고객들도 많기 때문에 이들에게 셔틀버스는 매우 유용하다. 유통업계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는 곳은 국내에서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이 유일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식품관 매출 뿐만 아니라 VIP고객 매출도 압구정본점이 현대백화점 매장들 가운데 1위라고 귀띔했다. 압구정동이라는 위치적 특성상 소득 수준과 구매력이 높은 고객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압구정본점은 현대백화점 매장들 가운데 유일하게 3대 명품인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를 모두 품고 있다. 전국 백화점 매장 가운데서는 2번째로 에루샤를 전부 품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가장 처음으로 에루샤 전부를 입점시킨 백화점은 어딜까. 정답은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이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도 공교롭게도 압구정동에 있다.

참고로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은 지난해 전국 매출 순위 8위, 갤러리아백화점 가운데만 한정해 보면 1위에 올랐다. 압구정동 지역이 얼마나 구매력이 높은지 보여주는 수치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살펴보면 특이한 점은 또 있다. 식품관과 푸드코트가 있는 지하 1층을 제외한 다른 층들은 한산하다는 점이다. 고객들로 항상 북적이는 더현대서울이나 판교점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압구정본점이 현대백화점 가운데 매출 2위, 전국 백화점 가운데 매출 7위를 기록했다는 것은 객단가가 그만큼 높다는 뜻일 테다.

객단가가 높은 고객들의 특성에 맞춰 압구정본점은 ‘하이엔드 브랜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가운데 하이엔드 브랜드 매장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압구정본점이다. 식품, 패션, 리빙 등 모든 면에서 하이엔드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전략에 더 힘을 싣기 위해 압구정본점은 4일 지하 1층에 ‘가스트로테이블’이라는 프리미엄 다이닝홀을 론칭했다. 가스트로테이블은 미식을 의미하는 ‘가스트로노미’와 ‘테이블’을 합친 말이다.

가스트로테이블에는 모두 28개의 식당 브랜드가 입점했다. 압구정본점에서 처음으로 론칭하는 브랜드만 8개다. 기존 백화점 푸드코드에서는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가져와야 했던 것과 달리 주문한 음식을 직원이 자리까지 가져다준다.

아무 자리에나 앉아 자리마다 붙어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현대백화점 식품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연결된다. 앱에서 브랜드와 메뉴를 골라 결제를 완료하면 자리로 음식을 가져다준다.
 
[현장] 아직 셔틀버스가 있는 백화점?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뭐가 다른가
▲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4일 지하 1층에 ‘가스트로테이블’이라는 프리미엄 다이닝홀을 론칭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트로테이블 론칭일인 4일 압구정본점의 식음료(F&B) 매출은 56.9%가 뛰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객이 직접 음식을 가지러 가지 않고 자리에서 편하게 받을 수 있게 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50대 이상 고객들이 많은 특성상 유인데스크도 운영해 고객들이 주문하는 데 있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는 사실이 느껴졌다.

보통 백화점 푸드코트에는 2030세대들이 많지만 압구정본점은 달랐다. 가스트로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중년부부나 노부부처럼 보이는 이들이 상당히 많았다.

가스트로테이블은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가스트로테이블 론칭일인 4일 압구정본점의 식음료(F&B) 매출은 56.9%가 뛰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고객들과 비교해 음식을 서빙하는 직원들이 적어서인지 음식이 나올 때 까지 오래 걸렸다. 30분이 지났는데도 음식이 오지 않는다며 주문을 취소하는 고객들도 눈에 띄었다.

압구정동에서 오래 거주했다는 한 노부부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젊었을 때부터 함께해 온 친구이자 자식같은 느낌이다”며 “많은 추억이 있는 매장인 만큼 앞으로도 오래오래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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