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2023-07-03 14: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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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HSBC자산운용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2023년 하반기 증시는 상반기와 같은 상승장이 재현되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장에 부정적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섣불리 추격매수를 하면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기업 실적 악화와 금리인상으로 하반기 약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상승장을 기대하고 추격매수를 단행한다면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사진은 지난 6월29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증시현황을 확인하는 트레이더의 모습. <연합뉴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하반기 예상 투자수익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지역 은행 파산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리며 상반기에 고평가됐던 미국증시가 하반기에는 상승세를 보이기 쉽지 않다는 전망에 근거해서다.
HSBC자산운용의 글로벌 수석 전략가 조셉 리틀은 블룸버그를 통해 “2023년 하반기 주식과 신용시장에 외부 충격이 닥칠 수 있다”며 “현재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반대로 기업들의 순이익과 실적이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에 부정적 충격을 가져올 대표적 요인으로 미국 기준금리 상승이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오르면 상반기 상승장을 이끌던 대형 기술기업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아 시장 전체에도 부담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기업들이 하반기 약세장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배송운송업체 페덱스와 독일 지멘스에너지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부정적 시장 전망에 실적 예상치를 미리 낮췄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야누스 헨더슨 인베스터스의 펀드매니저 루크 뉴먼은 블룸버그와 전화 인터뷰에서 “주요 산업 부문과 기업들에게 2023년 2분기와 같은 상승장은 한동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1년 전처럼 기업들이 가격을 높여 생산비용을 소비자들에 전가시키기 어려워지면서 비용 상승 여파를 고스란히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증시 데이터에 기반해 2023년 전체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 시점에서 상승장을 기대하고 추격매수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상반기에 10% 이상 상승했던 해에는 대공황을 겪은 1929년을 제외하고 1년 평균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에 S&P500 지수는 16.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투자은행 반 그룬스타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패트릭 그레베는 블룸버그를 통해 “2023년 하반기 투자 기조는 보수적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며 “특히 상반기 상승장을 따라잡겠다고 추격매수를 하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