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상공회의소와 환경부가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기업환경정책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
[비즈니스포스트] 대한상공회의소가 기업들의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 실적을 검증하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환경부와 머리를 맞댔다.
대한상의는 27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환경부와 공동으로 ‘기업환경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기업환경정책협의회는 환경정책 방향과 업계 현안을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1998년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이날 협의회에는 공동위원장인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유제철 환경부 차관과 주요 기업 대표로 유충현 삼성EHS전략연구소 소장(부사장), 김형수 SK하이닉스 부사장, 김남석 현대자동차 상무, 조경석 포스코 환경기획실장 등이 참석했다.
우 상근부회장은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 플라스틱세, 배터리법, 에코디자인 규정 등 우리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글로벌 환경규제가 도입되고 있다”며 "앞으로 우리 기업이 능동적으로 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적극적인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차관은 “선진국의 환경규제와 무역장벽을 극복하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 산업과 기업이 친환경·저탄소로 전환해야 한다”며 “환경규제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이행력을 높이고 민간혁신을 유도하는 좋은 규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업들의 환경정책 관련 건의도 나왔다. 일부 건의를 놓고는 환경부가 수용 의사를 밝혔다.
화학업체 A사는 “페트(PET) 연 1만 톤 이상 생산 업체는 올해부터 3%의 재생원료 사용 의무를 부과받고 2030년까지 30%로 강화될 예정인데 재생원료 투입 및 산출비율을 검증하는 방법론이 없다”며 “유럽에서 논의 중인 물질수지접근법(Mass balance approach) 등을 참고해 방법론을 조속히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환경부는 “순환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재생원료가 사용된 플라스틱제품에 대해 재생원료 범위, 검증방법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의 플라스틱 재활용 촉진을 위해서 방법론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정유업체 B사는 “기업이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에 대응하고 향후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물 재이용 시설을 설치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가용 용수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는 만큼 민간에 정부 지원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환경부는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물 재이용 사업에 재정을 지원하고 있는데 민간의 재이용 사업에도 기후변화 적응 차원에서 지원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중견·중소기업에는 재이용시설을 포함한 환경오염방지시설의 설치·개보수 비용 등을 장기·저리 융자로 지원하고 있으니 많은 활용 바란다”고 답했다.
화학제품 제조업체 C사는 “건축용 유리섬유단열재 제품은 녹색건축인증에 필요한 환경표지인증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서 폐유리를 원료로 50% 이상 사용해야 하는데 자원순환법상 공병 등 폐유리 재활용의무가 강화돼 폐유리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내 폐유리 원료 수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애로를 호소했다.
환경부는 “폐유리 수급현황을 점검해 폐유리 수급 안정화 조치를 강구해보겠다”고 답했다.
이후 토의 시간에도 △화학분야 영세사업장 기술인력 자격 유효기간 도래(올해 12월)에 따른 기간연장 요청 △순환자원 인정기준인 재활용실적 3년 요구 기준 완화 △플레어스택(flare stack)에 대한 통합법과 대기법간 행정처분기준 일원화 등 업계의 다양한 건의가 나왔다.
환경부는 이들 건의사항을 놓고 추가로 검토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