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3-06-16 16:3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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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가 국내 ETF시장 점유율 1등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최근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여겨지는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 만큼 외부 출신인 서 대표의 그룹 내 입지도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 서봉균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지난해 10월1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KODEX 출시 2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14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 40조1816억 원 규모의 자산(AUM)을 운용하고 있다. 5월 말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산 규모 40조 원을 넘긴 뒤로도 지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양분하고 있다. 현재 점유율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이 41.9%,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5.8%로 전체 시장의 80% 가량을 차지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거센 추격을 받았으나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 차이는 3월 말 3.5%포인트 까지 좁혀졌으나 지금은 다시 6%대로 벌어졌다.
올해 들어 14일까지 삼성자산운용은 ETF 운용자산 규모가 21.9% 커졌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ETF시장은 22.3%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이 경쟁사의 공격적 사업 확대 기조 속에서도 점유율을 잃지 않고 시장과 같이 성장하며 1위를 더욱 굳건히 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증시 상승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꾸준히 출시한 채권형 금리형 ETF 등 신상품이 성장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들어서도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신상품을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모두 13개 상품을 출시했다. 올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ETF 상품 53개의 25%에 이른다.
신상품 종류도 국고채액티브와 CD금리액티브, 미국달러SOFR금리액티브 등 채권형과 금리형 ETF뿐 아니라 테슬라밸류체인과 유럽명품TOP10, 인도니프티50, 미국S&P500 등 다양한 해외 테마형 ETF를 통해 투자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ETF는 자산운용사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며 최근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꼽힌다.
치열할 경쟁 속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서봉균 대표의 그룹 내 위상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 대표는 골드만삭스 출신 전문경영인으로 2019년 말 삼성증권 전무로 삼성그룹에 합류했다. 이후 운용부문장, 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장 등을 거쳐 2021년 말 삼성자산운용 대표로 ‘깜짝’ 발탁됐다.
삼성자산운용은 그동안 삼성그룹 출신 전문경영인이 항상 대표를 맡았다. 외부 출신 인사가 대표를 맡은 것은 서 대표가 처음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서 대표는 외부 출신인 만큼 그룹 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데 업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에서 역량을 입증하고 있는 만큼 입지 강화에 힘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서 대표의 그룹 내 입지 강화는 향후 역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ETF 중심으로 전면 개편된 삼성자산운용 홈페이지 첫 화면.
삼성자산운용이 2010년 삼성투자신탁운용에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한 뒤 거쳐간 대표들을 보면 삼성자산운용 대표 이후 삼성생명, 삼성증권 대표를 맡는 등 지속해서 중용되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 삼성생명을 이끌고 있는 전영묵 사장도 삼성자산운용 대표를 거쳐 삼성생명 대표에 올랐다.
서 대표는 1967년 태어나 삼성그룹 주요 금융계열사인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대표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기도 하다.
서 대표는 현재 채권 및 금리형 상품과 함께 해외 주식형 쪽으로 ETF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서 대표는 지난해 10월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코덱스(Kodex)’ 출시 20주년 기념 간담회를 열고 직접 향후 ETF사업 전략과 방향을 설명했는데 당시 '해외투자 ETF 상품 공급 확대'를 성장 전략 제일 앞에 내세웠다.
서 대표는 당시 “자산운용업계 리더이자 ETF시장의 선두자로서 국내 ETF시장이 300조 원 규모로 성장하는 데 앞장서겠다”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투자상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금융 서비스를 겸손한 마음으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를 위해 올해 3월 삼성자산운용 공식 홈페이지를 ETF 관련 정보 활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하기도 했다.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국내 ETF시장은 금리 및 채권형 상품에 대한 수요 지속과 함께 미국 인플레이션 압력 둔화 흐름, 반도체업황 개선 기대감 등에 힘입어 하반기에는 해외 주식형 또한 확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해외 주식형과 채권형, 테마형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고객의 새로운 투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