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3-06-09 16:35:12
확대축소
공유하기
[비즈니스포스트] 6월 말부터 공모주의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과 관련한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시 입성 첫날 주가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반기 새내기주의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주목된다.
▲ 6월26일부터 상장당일 가격변동폭 확대를 위한 업무규정이 시행되면서 공모주 투자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9일 마녀공장 주가는 전날보다 12.74%(5300원) 높은 4만6900원에 거래 마쳤다. 공모가인 1만6천 원보다 193% 가량 높은 수준이다.
마녀공장은 전날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보다 2배 높은 3만2천 원에 형성된 뒤 상한가에 거래를 마치며 '따상'에 성공했는데 이틀 연속 좋은 주가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이로써 올해 따상에 성공한 기업은 미래반도체와 스튜디오미르, 꿈비, 오브젠, 이노진, 마녀공장 등으로 6곳으로 늘어났다.
시장에서는 마녀공장이 국내 증시의 마지막 따상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달 26일부터 상장당일 가격변동폭 확대를 위한 새로운 업무규정이 시행되면서 따상이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6월26일 이전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등의 상장이 남아 있으나 모두 수요예측 경쟁률이 두 자릿수에 그쳐 이후 주가흐름에 대한 주목도는 높지 않다.
따상은 ‘따블(더블) 뒤 상한가’의 줄임말로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00%에서 결정된 뒤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을 말한다.
현재 증시 입성 첫 날 시초가는 공모가의 90~200% 내에서 결정된다. 이를 기준가격으로 장중 ±30% 가격제한폭 안에서 주가가 움직일 수 있어 따상은 증시 첫 날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을 뜻한다.
하지만 26일부터 새로운 규정이 시행되면 증시 입성 첫 날 시초가 없이 공모가에서 바로 거래를 시작하게 된다. 대신 장중에는 공모가를 기준으로 60~400%까지 가격이 움직일 수 있다.
이로써 공모주 투자 난이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제도에서는 공모가 대비 최대 10% 하락한 시초가에 출발한 뒤 제한된 범위 내에서 거래가 가능했다면 변경된 제도의 경우 주가가 장 초반 공모가의 40%까지 하락할 수 있다.
▲ 시장에서는 전날 코스닥에 입성한 '마녀공장'이 국내 증시 마지막 따상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마녀공장 코스닥상장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구체적으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기존 –37%(-10%에 시초가 결정 이후 하한가)에서 -40%로 커진다. 반대로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최대 수익률은 160%에서 300%로 확대된다.
특히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모주 물량을 배정받은 뒤 시초가에 매도하는 전략이 주로 인기를 얻었는데 이 경우에도 기존 최대 손실률이 –10%에서 –40%로 커지면서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행세칙이 적용될 경우 상장 당일 신규 상장종목의 균형가격이 신속하게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존에는 상장 이후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수 거래일 동안 변동성이 지속된 반면 가격제한폭이 넓어지면서 변동성이 하루에 응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상장 첫 날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점은 상장을 앞둔 기업의 공모가 결정과 주관사의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제도 도입 초기 투자 난이도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에 보수적으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제도 변경 이후에는 시큐센, 알멕, 오픈놀, 이노시뮬레이션, 필에너지, 파로스아이바이오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