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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5년 3월 기아차 멕시코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급변하고 있는 유럽시장을 찾는다.
세계 자동차시장이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자동차시장의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유럽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통해 판매를 늘리고 친환경 전용차를 선보여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기에 나선다.
◆ 정몽구,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 열어라”
정 회장은 2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전용기를 타고 유럽출장길에 올랐다. 정 회장의 해외출장은 지난해 3월 미국과 멕시코시장을 점검한 뒤 처음이다.
정 회장은 러시아와 슬로바키아, 체코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유럽지역 판매현황과 시장상황을 점검한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유럽시장에 대한 정밀한 진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자동차시장의 수요는 올해 상반기에 9.1%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 0.7%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과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수요를 이미 회복했고 금융불안, 실업률 증가 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한 글로벌 자동차회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정 회장은 먼저 현대기아차 유럽법인의 업무보고를 받고 올해 선전하고 있는 현지 임직원들을 치하하고 격려한다.
현대기아차는 상반기 유럽에서 49만1천여 대를 판매해 12.3%의 성장률을 보였다. 전체 유럽시장 성장률 9.1%보다 3.2%포인트 높다.
정 회장은 “올해 글로벌 자동차시장이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상 최대판매가 예상되는 유럽을 필두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구체적으로 SUV를 주축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유럽에서 처음 선보이는 친환경 전용차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높일 것을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결국은 품질이 문제”라며 “생산부터 판매, 서비스까지 전 분야에서 고객지향의 품질주의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 유럽 자동차시장의 불확실성 확대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핵심차종 판매 극대화 △상품경쟁력 강화 △브랜드 마케팅 강화 △딜러망 경쟁력 향상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처음으로 친환경 전용차를 유럽에서 출시하며 ‘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의 라인업을 구축해 유럽 친환경차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현대기아차는 3월 열린 제네바모터쇼에서 아이오닉 3종과 소형 SUV 니로를 유럽에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 정몽구, 유럽 생산공장 방문해 직접 점검
정 회장은 3일부터 러시아공장과 슬로바키아공장, 체코공장을 차례로 방문한다.
정 회장은 러시아공장을 방문해 현지 임직원들에게 “미래의 새로운 기회를 위해 어려움이 있더라도 러시아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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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러시아 자동차시장은 오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다. 2012년에 294만 대에 이르던 산업수요가 지난해 160만 대로 감소했다. 판매와 수익성이 급감하자 일부 자동차회사들은 공장을 폐쇄하거나 조업 중단, 감원 등 러시아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오히려 러시아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일시적으로 수익이 감소하더라도 제품력을 강화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여 러시아가 회복됐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기아는 러시아에서 시장점유율이 2014년 15.1%에서 지난해 20.3%로 늘었다.
정 회장은 슬로바키아공장과 체코공장을 방문해 현대기아차의 생산과 판매전략을 점검한다.
슬로바키아공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신형 스포티지의 양산을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신형 투싼 양산을 시작한 체코공장도 유럽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시간당 생산대수를 늘리는 등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두 공장은 유연한 생산 운영을 통해 올해 유럽 최대 생산(체코 35만 대, 슬로바키아 33만5천 대 등 모두 68만5천 대)을 추진한다.
정 회장은 그동안 유럽시장이 중대 전환기를 맞을 때마다 현지를 찾아 대응책을 찾았다.
2012년 6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법인장회의를 한달 앞당겨 열고 현대기아차 경영진을 유럽으로 급파했다.
정 회장은 2013년에 6년째 유럽시장 수요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시장 회복을 대비한 준비체계를 갖추라”고 주문했고 2014년 상반기 회복이 가시화하자 “회복기에는 경쟁이 격화되기 때문에 전열을 재정비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