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동남아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아세안시장 개척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다가 리오프닝과 맞물려 투자금융 글로벌 스탠다드 확보를 목표로 한 민관 협력이 개화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세일즈맨을 자처하며 지원 사격에 나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아세안 금융허브인 싱가포르와 함께 수교 50주년을 맞는 인도네시아, ‘포스트 중국’ 베트남, 신흥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에 비즈니스포스트는 특별취재팀을 꾸려 금융시장 성장 발판을 구축하고 있는 동남아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3개국에서의 국내 금융업계 활약상을 생생하게 소개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캄보디아 글 싣는 순서
① 달러 거래되는 은행의 천국, 적자생존 긴장감 고조
② 프라삭 김현종 “KB캄보디아은행과 통합 후 ABA와 정면승부”
③ 우리은행 김홍주 “3년 내 5대은행으로 성장해 리딩뱅크 정조준”
④ 신한은행 김남수 “일상을 이끄는 강한 은행, 디지털로 기반 확보”
⑤ JB금융 이진규 “우리의 힘은 개인예금, 은행업무를 쉽게 만든다”
⑥ KB대한특수은행 이상인 “자동차론에서 리스로 확대, 제2도약 준비”
⑦ IBK기업은행 장영규 “위기는 기회, 내실경영으로 지속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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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홍주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사진)은 캄보디아우리은행을 3년 안에 5대 은행으로 성장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3월 프놈펜에서 가장 큰 LED 광고판에 캄보디아우리은행의 상업은행 전환을 알리는 20초짜리 광고를 보고 눈물이 났다.”
5월 2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 위치한 캄보디아우리은행 본점에서 만난 김홍주 법인장이 캄보디아에 와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으로 꼽은 일화다.
김 법인장은 2010년부터 우리은행 글로벌전략부에서 일하다 2019년 우리파이낸스캄보디아 법인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WB파이낸스 부법인장과 법인장을 거쳐 2022년 캄보디아우리은행 법인장에 올랐다.
이처럼 캄보디아우리은행의 성장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해 왔기 때문에 가장 큰 성과로 여겨지는 상업은행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광고는 김 법인장에게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은행은 모두 3단계에 걸쳐서 캄보디아에서 성장해 왔다.
우리은행은 2014년 현지 여신전문회사인 ‘말리스’를 인수하면서 캄보디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2018년 현지 저축은행인 ‘비전펀드’를 인수했고 효율적으로 회사를 관리하기 위해 2020년 두 회사를 합병했다.
그 뒤 지속적으로 노력한 결과 2021년 말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상업은행 전환을 승인받아 올해로 2년차를 맞고 있다.
우리은행이 캄보디아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영업점은 4곳, 직원 수는 87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영업점 140곳과 직원 수 4천여 명, 순이익 기준 시장점유율 7위의 상업은행으로 성장했다.
김 법인장은 올해 캄보디아우리은행의 과제로 인지도 개선을 꼽았다.
상업은행으로 전환된 이후 브랜드이미지를 크게 끌어올리기는 했으나 아직 2년차밖에 안된 후발주자여서 캄보디아우리은행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김 법인장은 현지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광고를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노출하고 직원들에게 우리은행의 로고가 박혀 있는 파란색과 하얀색 티셔츠를 요일별로 착용하도록 했다.
김 법인장은 “우리은행이 인수했던 비전펀드의 기원이 NGO라 저소득층 지원에 초점에 맞춰져 있어 지점들이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다”며 “그 지점들을 중심지로 재배치하고 리모델링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캄보디아우리은행 본점 영업창구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영업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현지 직원들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캄보디아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 직원과 지점, 고객의 3가지 요소가 현지화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지 직원들은 아직 저축은행에서 일했던 경험만 가지고 있어 김 법인장은 상업은행 전환 이후 은행업에 대한 종합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 법인장은 “현지 직원들이 은행 관련된 규정이라든가 제도, 상품을 경험해본 경험이 적다”며 “현지 직원들의 연수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법인장은 캄보디아우리은행을 캄보디아의 리딩뱅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우위에 선 은행이 캄보디아에 진출한 은행들의 경쟁에서 승자가 될 것으로 보고 디지털 관련 상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은 올해 2월 한국계 금융기관으로는 최초로 우리페이(KHQR)를 출시해 결제시스템를 도입했고 모바일뱅킹 기능개선과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뱅킹을 구축하는 등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또 디지털 결제를 지원하기 위한 신용카드 서비스를 도입하고 프놈펜 시내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120여 대를 설치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김 법인장은 “단기적으로 3년 안에 캄보디아 5대 은행으로 성장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캄보디아 리딩뱅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궁극적으로 캄보디아 경제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은행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캄보디아우리은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캄보디아 국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 법인장은 “‘Grow up with Cambodia’라는 소명을 가지고 캄보디아에서 가장 우수하고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캄보디아 국민에게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더욱 알차게 성장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리 기자
▲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있는 캄보디아우리은행 본점의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