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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파나마운하 위협, 중앙아메리카 강수량 감소로 수위 낮아져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5-30 15: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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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파나마운하 위협, 중앙아메리카 강수량 감소로 수위 낮아져
▲ 30일 독일 도이치벨레(DW)는 중앙아메리카 강수량 감소로 파나마운하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대형 선박의 운항이 점차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파나마운하청이 파나마운하의 최대 흘수((수면과 배 바닥 사이의 거리) 제한을 강화한 24일 파나마운하를 지나는 선박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감소가 파나마운하 바닷길을 위협해 해상 운송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독일 도이치벨레(DW)는 “지구 온난화의 경제적 결과를 보려면 파나마운하를 확인하면 된다”며 “파나 운하는 중앙아메리카의 강수량이 줄면서 수위가 낮아졌고 이에 일반 소비자들이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파나마운하는 남아메리카와 북아메리카 대륙을 연결하는 파나마 지협을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카리브 해)을 잇는 길이 80km가량의 운하다.

기존 남아메리카 대륙의 남쪽 끝을 둘러 운항해야 했던 선박들의 이동거리는 1914년 파나마운하가 열린 뒤 8천 마일(약 1만3천km) 단축됐다. 이 때문에 도이치벨레는 파나마운하가 글로벌 운송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후변화가 파나마운하 항로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나마운하의 수문이 열리면 수백만 리터의 물이 바다로 빠져 운하의 수위가 떨어지지만 당초 더 많은 물이 흘러들어와 다시 운하를 채웠다.

하지만 기후변화의 결과로 중앙아메리카의 강수량이 감소하고 있어 운하의 수위를 다시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당초 파나마는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로 풍부한 강수량을 보였지만 최근 수년 동안은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파나마운하청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파나마운하 근처의 알라후엘라 호수의 올해 2~4월 비가 내린 양은 평년의 50% 수준에 그쳤다.

파나마 아래 남아메리카 대륙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깨끗한 물이 공급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극심한 가뭄으로 우루과이에서는 정부가 일부 지역 학교에 학생당 1컵 이상의 물을 제공하지 말라는 권고지침을 내렸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가축들의 폐사가 이어지고 있다.

도이치벨레는 “파나마운하의 수문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대체할 수 없다면 대형 선박이 통과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후변화가 파나마운하 위협, 중앙아메리카 강수량 감소로 수위 낮아져
▲ 극심한 가뭄은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 물을 공급하는 카넬론 그란데 저수지가 올해 3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모습. <연합뉴스>
파나마운하청은 배의 흘수(수면과 배 바닥 사이의 거리) 제한을 강화하는 등 파나마운하의 수위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청은 24일부터 파나마운하의 최대 흘수 제한은 13.4m로 강화했다. 파나마운하의 수위가 정상적일 때 최대 흘수 제한은 15.24m다.

무거운 물건을 싣고 있는 선박은 더 깊이 가라앉기에 더 큰 흘수를 필요로 한다. 수위가 낮아진 만큼 파나마운하청은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최대 흘수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에 해운업체들은 선박의 흘수를 줄이기 위해 더 적은 수의 컨테이너를 선박에 선적하기로 했다. 또 운송량 감소에 따른 수익 손실을 보상받기 위해 6월부터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에 이용료를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이체벨레는 “분석가들이 파나마운하 수위 감소가 가까운 시일 내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지 않고 있어 파나마운하의 해운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무역업계에서는 공급망 붕괴 및 가격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파나마운하 수위 감소가 세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또 다른 대표적 운하인 수에즈운하가 세계 물동량의 10%를 책임지는 것과 비교해 파나마운하는 세계에서 4%를 차지하고 있고 해운업계 상황이 그다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 키엘세계경제연구소의 경제학자 빈센트 스타머는 “파나마운하는 수에즈운하만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며 “파나마운하 수위 감소는 2021년 컨테이너선 에버기븐이 수에즈운하를 막았던 때와는 같지 않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세계 해상 물동량이 최근 몇 년 동안 비교적 뚜렷한 회복력을 보여줬다”며 “최근 선박 정체, 항만 폐쇄 등에 따른 부담은 크게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장기적으로 강수량 감소의 빈도와 강도가 강해진다면 파나마운하를 넘어 해상 물동량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계 무역의 90%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도 최근 몇 년 동안 낮은 수위에 골치를 앓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유럽 내륙 해운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라인강의 수위는 일부 구간에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에 해상 운송에 어려움을 겪었다.

도이치벨레는 “라인강의 낮은 수위와 이에 따른 해상 운송 문제는 휘발유와 난방유 가격이 오르는 원인이 됐다”며 “올해에도 같은 문제가 벌어질 위험이 남아있다”고 바라봤다.

파나마운하가 근본적 해결책을 찾기 전까지 대안이 지속해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타머는 “파나마 운하에서는 더 작은 선박의 사용이 이뤄질 것”이라며 “아시아에서 파나마운하를 거쳐 미국 동부 해안으로 가는 선박은 부분적으로 수에즈운하를 이용할 수 있고 더 많은 항공 및 육상 운송을 사용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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