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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에도 밀리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설만 나오고 왜 안 합치나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5-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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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에도 밀리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설만 나오고 왜 안 합치나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설을 부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과 웨이브가 잊을 만하면 한 번씩 합병설에 시달리고 있다. 

‘토종 OTT’인 티빙과 웨이브는 후발 주자인 쿠팡플레이에도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티빙과 웨이브는 쿠팡플레이부터 따라잡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합병 논의에 있어서 만큼은 선을 긋고 있다. 

29일 CJENM에 따르면 웨이브와 합병에 대해서는 진행 중인 사항이 없고 검토된 것도 없다. SK스퀘어 관계자도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CJENM은 티빙을, SK스퀘어는 웨이브를 운영하고 있는데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설은 몇 년 전부터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설’만 있을 뿐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적인 관점에서 양사가 필요성을 느끼지 못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합병이라는 것은 서로의 니즈가 맞아야만 가능하다”며 “단순히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해 합병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바라봤다.

OTT 매출 대부분은 구독료를 통해 거둬들이기 때문에 OTT 사업자에게 유료 가입자 수는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양지을 티빙 대표이사는 올해 2월 열린 CJENM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유료 가입자 5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최소정 콘텐츠웨이브 최고전략책임자(CSO)도 한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웨이브 유료 가입자 수 1천만 명이 목표라고 했을 만큼 OTT 사업자에게 유료 가입자 확대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단숨에 600만 명 수준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합병이 진행되지 않는 것에는 다른 문제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관계자는 “푹(POOQ)과 옥수수가 합쳐져 웨이브가 탄생했을 때나 티빙이 시즌과 합병했을 때는 각자가 필요한 부분들을 채운다는 명확한 명분이 있었다”며 “현재 티빙과 웨이브 사이에는 그럴만한 명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순히 실적이 나쁘다거나 유료 가입자 수에서 넷플릭스, 쿠팡플레이에 밀린다는 이유만으로는 합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4월 OTT 사용자 수 1위는 넷플릭스로 1156만 명을 기록했다. 2위는 쿠팡플레이로 467만 명이었고 3위 티빙 411만 명, 4위 웨이브 293만 명 등이었다.

주주 구성이 바뀌는 것에 대한 이해관계도 얽혀있다.

현재 티빙 최대 주주는 CJENM으로 48.85% 지분을 갖고 있다. 그 외에 네이버, KT스튜디오지니, 에스엘엘중앙 등이 10~13% 지분을 갖고 있다.

CJENM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모양새다.

웨이브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웨이브는 SK스퀘어가 39.3% 지분을 가지고 최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KBS, MBC, SBS가 각각 20.2%씩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오는 6월2일 기준 SK스퀘어가 40.5%을 지분을 가지고 KBS, MBC, SBS가 각각 19.8%씩 나눠 갖게 됐다고 웨이브 쪽은 이날 밝혔다.

공중파 3사가 비슷한 지분을 들고 있는 만큼 합병에 대한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업계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 모두 합병에 선뜻 나서지 못 하고 있지만 웨이브가 조금 더 마음이 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브는 2019년 미래에셋벤처투자와 SKS프라이빗에쿼티(PE)를 대상으로 2천억 원 규모의 5년 만기 전환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당시 투자 유치 조건은 5년 이내 기업공개(IPO) 의무였다. 내년 11월까지는 상장을 완료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올해 11월까지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상장을 연기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쉽지 않은 목표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티빙과 웨이브 사이에 당장 합병이 진행되지 않더라도 양사는 실적 개선을 위한 방안을 찾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모두 영업손실이 매년 늘고 있기 때문이다.

CJENM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2억 원,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 386억 원을 기록했다. 웨이브도 지난해 1213억 원 영업손실을 냈다.

티빙과 웨이브는 투자를 통해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 가입자를 늘려 나간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티빙은 올해 ‘여고추리반3’, ‘환승연애3’, ‘마녀사냥 2023’ 등 오리지널 예능과 ‘빌런즈’, ‘운수 오진 날’, ‘LTNS’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할 계획을 세웠다.

웨이브는 올해 ‘거래’, ‘룩앳미’ 등 오리지널 드라마를 공개한다.

넷플릭스가 2분기부터 시행할 것으로 예정된 ‘계정공유 금지’도 티빙과 웨이브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계정공유 금지가 시행되면 넷플릭스 구독을 끊겠다는 이용자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티빙과 웨이브가 이탈자를 흡수할 가능성도 있다.

양사 합병설에 처음 불씨를 지핀 것은 2020년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의 발언이다.

유 대표는 2020년 SK텔레콤 MNO사업부 부사장을 지낼 당시 한국 OTT포럼 하반기 세미나에서 “국내 OTT들이 단일화해도 넷플릭스를 상대로 이길까 말까한 상황으로 이대로 1년이 지나면 크게 망할 수 있다”며 “웨이브는 티빙과 합병할 생각이 당연히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OTT 이용자들 가운데 양사 합병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박정호 SK스퀘어·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올해 3월 기자간담회에서 “웨이브 콘텐츠가 재미있으면 웨이브에 가입하고 티빙이 재미있으면 티빙에 가입하는 지금은 이용자 입장에서 너무 불편하다”며 “OTT 숫자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한다면 시너지는 분명 있을 것이다”며 “단기간에 합병이 진행되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한 순간에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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