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스타벅스 여름 e-프리퀀시’ 굿즈 구성에는 가방이 없다. 올해 여름에는 가방이 아닌 ‘사이드 테이블’과 ‘팬앤플레이트’를 제공한다. |
[비즈니스포스트] 스타벅스 고객들이 매년 기다리는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스타벅스 e-프리퀀시’ 이벤트죠.
스타벅스는 매년 여름과 겨울에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이벤트 기간 제조 음료 17잔을 구매한 고객들에게 다양한 굿즈를 제공합니다.
23일 스타벅스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에 따르면 이번 여름 e-프리퀀시 행사는 25일부터 시작됩니다.
미션 음료 3잔을 포함해서 모두 17잔의 음료를 마시면 굿즈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진행된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와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굿즈 구성입니다.
스타벅스가 여름에 본격적으로 굿즈를 증정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2017년까지는 무료 음료 쿠폰과 리유저블컵 등을 증정했지만 2018년 여름부터 이벤트 기간에만 받을 수 있는 굿즈들을 만들어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또 하나의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가방’ 형태 굿즈를 제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2020년 ‘서머 레디백’을 시작으로 2021년 ‘서머 데이 쿨러’, 2022년에는 ‘서머 캐리백’을 증정했습니다.
스타벅스 여름 프리퀀시는 가방, 겨울 프리퀀시는 다이어리라는 공식이 굳어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여름 프리퀀시 굿즈 구성에는 가방이 없습니다. 올해 여름에는 가방이 아닌 ‘사이드 테이블’과 ‘팬앤플레이트’를 제공합니다.
▲ 손정혁 SCK컴퍼니 대표이사(왼쪽)이 스타벅스 초심을 새기고 있다. |
최근 3년 동안 제공됐던 가방이 왜 사라진 걸까요.
지난해 여름 시끄러웠던 ‘서머 캐리백 폼알데히드’ 사태 때문으로 보입니다.
2022년 7월24일 온라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FITI시험연구원 직원이라고 밝힌 이용자가 글 하나를 올렸습니다. 자신이 직접 서머 캐리백의 폼알데하이드를 측정한 결과 신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치 이상이 검출됐다는 것이었습니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입니다. WHO가 지정한 발암물질은 3가지 등급으로 나뉘는데 1군 발암물질은 ‘확실한 발암물질’을 의미합니다.
스타벅스는 2022년 7월28일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국가 전문 공인시험기관에 의뢰한 결과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개봉 전 제품 기준으로 외피에서는 평균 459㎎/㎏, 내피에서는 244㎎/㎏의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습니다.
유해물질 안전요건 기준에서 정하고 있는 폼알데하이드 수치는 내의류 75㎎/㎏ 이하, 외의류 및 침구류는 300㎎/㎏입니다.
다만 서머 캐리백은 신체에 직접 착용하거나 접촉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폼알데하이드 관련 안전기준 준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스타벅스는 폼알데하이드 논란 초기에 관련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해명을 내놨다가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서머 캐리백 사태로 인해 송호섭 SCK컴퍼니 전 대표는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습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0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손정현 대표를 SCK컴퍼니 수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송 전 대표의 임기가 2025년 3월까지였던 만큼 송 전 대표가 서머 캐리백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스타벅스 여름 프리퀀시 사태가 손 대표를 취임시켰다고 볼 수 있는 셈인데 손 대표 취임 후 첫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가 25일 시작되는 것입니다.
지난해 서머 캐리‘백’ 사태로 시끄러웠던 만큼 손 대표는 최근 3년 동안 이어져 왔던 ‘가방’ 공식을 올해 버렸습니다.
SCK컴퍼니 입장은 어떨까요.
SCK컴퍼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그동안 의자, 랜턴 등 캠핑 관련 용품들을 증정했던 만큼 캠핑 세트 완성의 의미로 테이블과 팬앤플레이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에 제한이 있었던 고객들이 올 여름에는 야외활동을 마음껏 즐기시길 바라며 감사의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습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스타벅스가 지난해 위기를 극복할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고 결국 23년 동안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와 고객의 신뢰가 훼손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서머 캐리백 사태를 염두에 둔 언급이죠.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이는 손 대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줄곧 직원들에게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하고 있다고 합니다.
손 대표는 현장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혼자서라도 스타벅스 매장을 돌아다닐 정도로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한다고도 하네요.
인터넷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이번 여름 프리퀀시 상품 구성에 대한 고객들 반응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정 부회장이 강조한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과 손 대표가 강조한 ‘초심’이 이번 프리퀀시 이벤트에서 고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