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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영화'부산행' '인천상륙작전' '제이슨 본' 포스터. |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제이슨본’ 등 대작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영화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형 배급사가 주도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올 여름 극장가에서도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
2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8일 기준 부산행이 1071개 스크린을 차지해 21.6%로 일별 스크린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일 개봉한 이 영화는 28일까지 누적관객수 695만5467명을 기록했다.
27일 나란히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은 903개(19.2%), 제이슨본은 770개(16.3%)의 스크린을 확보했다. 누적관객수는 각각 83만1545명, 52만5527명을 기록했다.
100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들은 대작으로 간주된다. 최소 300만에서 500만 명 안팎의 관객이 들어야 본전을 뽑을 수 있는 영화들이다. 배급사들이 스크린 잡기에 목을 멜 수밖에 없다.
부산행은 총제작비가 110억 원 정도로 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선이지만 이미 2배가 넘는 7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17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부산행과 인천상륙작전은 국내 배급사 ‘빅4’ 가운데 2곳인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와 CJE&M이, 제이슨본은 외화 직배사인 UPI코리아가 각각 배급을 맡았다.
국내외 메이저 배급사의 영화가 3파전을 펼치면서 상대적으로 예산이 작은 다양성 영화들은 설 자리를 잃었다.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꼴이다.
부산행 등 3편의 스크린점유율을 합치면 60%에 육박한다. 영화관에 가서 프라임타임대에 영화를 보려면 사실상 3편 가운데 1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마술사기단이란 기발한 소재로 전편의 인기를 이어받은 ‘나우 유 씨 미2’와 2003년 개봉해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의 속편 ‘도리를 찾아서’ 등이 6%대의 스크린점유율을 보이며 근근히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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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
일본영화의 거장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는 칸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수작으로 꼽히는 영화다. 28일 개봉일 스크린수는 고작 69개로 1.5%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히로카즈 감독은 2013년작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와 2015년작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으로 국내에도 열혈 팬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27일 국내 개봉한 멕시코 영화 ‘사랑해 매기’ 역시 미국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감동적인 가족영화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개봉 이틀째 스크린수는 66개에 불과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가 성수기에 대작 위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특정 영화 중심 스크린 독과점이 반복되고 있다”며 “관객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영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상륙작전의 경우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서 혹평도 적지 않은데 개봉 이후 사흘째인 29일 기준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작들의 스크린 독과점은 8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각각 100억여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허진호 감독의 대작 ‘덕혜옹주’가 8월3일, 하정우씨가 주연을 맡은 재난블록버스터 ‘터널’이 8월10일 잇달아 출격한다.
두 영화 역시 롯데엔터테인먼트와 쇼박스가 배급을 맡아 스크린 확보에 총력을 쏟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