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5-19 09: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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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잇따른 차량 도난 사건 집단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합의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은 18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내고 "도난 방지 장치가 없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소송을 해결하기 위한 합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국에서 잇따른 차량 도난 사건 집단소송과 관련해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에 합의했다. 사진은 이른바 '기아 보이즈'가 차량을 훔쳐서 달아나는 장면. <유튜브 tommy G 채널 자료화면 갈무리>
이번 합의로 도난 피해를 입은 고객에게 보험으로 보상되지 않는 손해 등을 현금으로 보상할 것이라고 두 법인은 전했다. 합의에 소요되는 금액은 참여 고객 수에 따라 약 2억 달러(약 27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도난 방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한 차량을 보유한 고객에게는 다양한 도난 방지 장치를 구매할 때 최대 300달러(약 4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 미국 법인은 법원이 이번 합의안을 검토한 뒤 7월 예비 승인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뒤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합의 조건에 따라 개별 당사자들에게 통지된다.
두 법인은 현대차와 기아의 2011~2022년형 차량 약 900만 대가 도난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로 푸시 버튼 시동 장치와 고정식 도난 방지 장치가 장착되지 않은 기본 트림(등급) 또는 보급형 모델들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해당 차량이 미국 연방이 요구하는 도난 방지 요건을 완벽하게 준수하고 있지만, 고객의 차량 보안을 지원하기 위해 이번 합의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훔치는 '챌린지'가 유행한 바 있다.
해당 모델들에는 열쇠 없이 차량 문을 열더라도 시동이 걸리지 않아 도난에 대비할 수 있는 엔진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지 않았다.
이에 피해 차주들은 결함이 있는 차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2월 절도 피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830만 대 차량을 대상으로 무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왔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 차주들에게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받을 수 있음을 안내했고 이달 말까지 모든 대상 고객에게 통보를 완료할 계획을 세웠다.
2021년 11월 이후 생산된 모든 현대차와 기아 차량에는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기본 사양으로 장착돼 있다.
제이슨 어브 현대차 북미법인 최고 법률책임자는 "도난 방지를 위해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설치 및 스티어링 휠 잠금 장치 배포를 지속하겠다"며 "보험 가입 및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고객에게는 AAA(미국자동차협회)를 통한 보험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