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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코나EV 미국은 EV9, 현대차그룹 전기차 '양대 시장' 투트랙으로 공략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05-18 16: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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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코나EV 미국은 EV9, 현대차그룹 전기차 '양대 시장' 투트랙으로 공략
▲ 현대차그룹은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춘 '투트랙' 전략으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5(왼쪽)와 기아 EV6.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양대 자동차 시장인 유럽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과 미국 현지 시장 상황에 맞춘 '투트랙' 전략으로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 달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현대차와 기아 IR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들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이 후퇴하고 있다.

미국에서 4월 현대차 아이오닉5는 2323대, 기아 EV6는 1241대가 판매돼 2022년 4월과 비교해 판매량이 각각 52.8%, 13% 줄었다. 

1분기 누적 미국 전기차 판매에서도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미국 판매량은 2022년 같은 기간보다 6.5% 줄어든 1만4703대를 기록했다.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 원)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8월 IRA가 발효되면서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은 모두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은 1분기 유럽에서는 미국 판매량의 2배가 넘는 전기차 3만3831대를 팔았다. 하지만 유럽 전기차 판매량 역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6% 뒷걸음쳤다.

지난해 빛을 발했던 아이오닉5와 EV6 신차효과가 점차 사그라들고 있는 데다 중국 완성차업체들이 유럽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이 심화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의 정통 강호 폭스바겐그룹과 스텔란티스,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 테슬라가 현지 전기차 판매에서 선도적 위치를 다지고 있는 가운데 무역 갈등으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에서 무서운 기세로 판매를 늘리고 있다.

유럽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연간 전기차 판매시장에서 볼보와 폴스타를 보유한 지리그룹과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2021년보다 판매량을 각각 122%, 129% 늘리며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률(29%)의 4배가 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유럽 판매를 시작한 MG4는 3월 한 달만에 7722대가 팔려 월간 유럽 전기차 판매 4위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미국과 유럽에서 현지 고객의 선호를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펼쳐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확대를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은 코나EV 미국은 EV9, 현대차그룹 전기차 '양대 시장' 투트랙으로 공략
▲ 기아 EV9. <기아>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2세대 코나 일렉트릭(EV)과 기아 플래그십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EV9 글로벌 판매를 시작한다.

미국에서 EV9이 속한 E-SUV(준대형SUV) 세그먼트는 미국에서 연간 130만 대가 판매될 만큼 인기가 많은 차급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재 EV9와 같은 3열 전기 SUV는 선택지가 넓지 않은 데다 그마저도 대부분 IRA가 규정한 보조금 지급 SUV 가격 상한인 8만 달러를 훌쩍 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EV9은 미국에서 5만6천~7만3천 달러(약 7500~9800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EV9이 미국 땅을 밟으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판매실적 회복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IRA에 따른 보조금 제외 적용을 받지 않는 리스 등 상업용 판매비중을 기존 한 자릿수에서 30% 이상으로 크게 늘려 최대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늘리는 단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3월 미국에서 상업용 판매 비중이 35%를 넘어섰고 기아도 4월 해당 비중을 2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5월 들어서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가운데 가장 판매량이 많은 아이오닉5와 EV6에 IRA에 따른 보조금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의 할인을 실시했다. 
 
유럽은 코나EV 미국은 EV9, 현대차그룹 전기차 '양대 시장' 투트랙으로 공략
▲ 2세대 코나 일렉트릭. <현대차>
유럽은 전통적으로 소형차의 인기가 높다. 이는 유럽에서 중세부터 도시가 발전한 데다 현지 당국에서 전통 경관의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 도로와 주차공간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는 사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유럽에서는 기아의 소형 SUV 니로EV가 준중형 SUV 차급의 EV6보다, 현대차의 소형 SUV 코나 일렉트릭이 준중형 전기 SUV 아이오닉5보다 많이 팔린다.

현대차는 2분기 완전변경 코나 일렉트릭 유럽 출시로 다소 후퇴한 아이오닉5 판매량을 벌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2020년 3월 일찌감치 현대차 체코 공장에 코나 전기차 생산라인을 갖춘 바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미국에서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하는 가운데서도 합산 13만1천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그룹 미국 전기차 판매량의 2배를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서도 올해 전기차 판매량을 2022년보다 각각 20%, 30% 늘릴 계획을 세웠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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