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가 1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로 충당금을 쌓는 등 어느 때보다 리스크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각 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리스크관리책임자(CRO)의 역할이 자연스레 막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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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에서 2023년 리스크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리스크관리책임자(CRO)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최철수 KB금융지주 리스크관리총괄 부사장(왼쪽)과 방동권 신한금융지주 그룹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1분기에 역대급 충당금을 쌓았는데 2분기 이후로도 충당금을 추가로 쌓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일단 올해 들어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에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만 봐도 은행과 카드 계열사 등의 1분기 연체율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모두 상승했다.
연체율은 앞으로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리 상승으로 가뜩이나 차주들의 부담이 커졌는데 9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상의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연체율이 크게 치솟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지주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도 주목하고 있다. 부동산 PF 부실화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금융권 공동의 ‘PF 대주단 협약’이 4월 본격 가동됐지만 실제 정상화 여부나 속도 등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추가로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금융지주를 향해 건전성 관리에 보수적 태도를 요구하는 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인다.
금융당국은 4월에도 시중은행의 재무 및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을 만나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 전체에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할 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금융지주는 1분기에 1조7338억 원 정도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많다.
4대 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0.2~0.23%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많게는 0.06%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역량은 금융지주의 올해 성과를 결정지을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각 금융지주 리스크관리책임자들의 책임도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리스크관리책임자는 금융지주에게 다가올 수 있는 위기를 진단하고 대응하는 업무를 전담한다. 잠재적 위험 요인을 통제하기 위해 여신을 어떻게 관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쌓을지 등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 리스크관리책임자의 중대한 업무다.
4월 이뤄진 금융지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못지않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는 점은 이들의 임무가 얼마나 막중한지를 짐작하게 한다. 4대 금융지주 대부분 리스크관리책임자가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충당금 관련 질문을 받았다.
KB금융지주에서는 최철수 부사장이 올해부터 리스크관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을 오가면서 리스크관리 역량을 쌓았다. 2015년에 KB국민은행에서 리스크관리부장을 맡았고 2017년에는 KB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부장을 지냈다.
1966년생으로 고려대학교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수 년째 리스크관리책임자가 바뀌지 않았다.
신한금융지주는 방동권 부사장이 2020년부터 리스크관리부문을 이끌고 있다.
방 부사장은 1992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줄곧 리스크 관련 업무만 맡아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여겨진다. 지주사 리스크관리책임자에 오를 때는 2019년 7월 신한은행 리스크총괄부장에 선임된지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긴 것이라 주목을 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김주성 부사장이 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 겸 하나금융지주 그룹리스크총괄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93년 하나은행에 하나은행 신용리스크관리팀, 기업금융리스크관리실 등에 몸담으며 위험 관리와 관련된 경험을 쌓았다. 가장 최근에는 하나카드에서 3년 동안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