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MM이 현대LNG해운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유동성 위기로 매각했던 LNG운반 사업을 다시 품는다면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강조했던 사업 다각화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 HMM이 현대LNG해운 인수전 참여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현대LNG해운이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안된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만큼 HMM에게도 매력적인 매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11일 해운업계에서는 현대LNG해운의 전략적 가치를 들어 해외기업에 매각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한국해양산업총연합회는 성명을 통해 “원유, LNG 등 전략물자를 수송하는 선사들이 해외기업에 매각되면 국가 비상사태 시 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우려가 초래된다”며 “전략물자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현대LNG해운 해외매각을 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현대LNG해운은 국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물량의 10% 이상을 운반하는 해운선사이다. HMM이 2014년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한 LNG전용선사업부가 모태다.
현대LNG해운 매각은 다음달 2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는데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IMM프라이빗에쿼티의 매각희망가는 최대 7천억 원까지 거론되고 있다.
현재 현대LNG해운 인수와 관련해 HMM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다만 현대LNG해운이 HMM이 탐낼 만한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정황은 있다.
LNG전용선사업부 매각 당시 맺은 경업금지 조항에 따라 HMM은 2029년 말까지 LNG운반선 사업 진출에 제약이 걸려있다. HMM이 LNG운반선 분야에 진출하려면 현대LNG해운을 되사들이는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한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동성 위기로 2014년 LNG전용선사업부를 매각했고 이 때문에 벌크선 사업의 장기계약 영업이 약화된 상황이다”고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현대LNG해운은 김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선대 다양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수 있다.
현대LNG해운의 선대현황을 살펴보면 △LNG전용선 16척 △LPG전용선 6척 △LNG벙커링전용선 23척 등이다.
HMM은 올해 들어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3척을 도입하고, 자동차운반선 3척 건조계약을 맺는 등 선대를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달 GS칼텍스와 6354억 원 규모의 원유운송 계약을, 3월에는 현대글로비스와 7956억 원 규모의 자동차운반선 용선계약을 각각 맺으면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HMM은 컨테이너선 운임 등락에 민감한 해운선사이다. 김 사장이 HMM의 사업 다각화를 그동안 외쳐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HMM은 컨테이너선 사업의 매출 비중은 93%에 육박한다.
5월 첫째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8.29를 기록했다. 올해들어 SCFI는 900~1천 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낮아지면서 HMM의 1분기 실적도 대폭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 “HMM은 올해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을 것이다”며 “핵심 사업부문인 컨테이너 부문이 운임 하락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을 것이다”고 추정했다.
컨테이너 운임이 바닥을 다지는 동안 LPG운반선 운임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탱커선 및 가스선은 운임 상승기조가 예상된다”며 “2023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앞서 김 사장은 지난해 7월 15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투자계획에 따르면 선사·친환경 연료·종합물류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5조 원이 투입된다. 2026년까지 유조선을 포함한 벌크선대를 당시 29척에서 55척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김 사장은 "중장기 전략은 글로벌 해운물류기업으로서 미래에도 생존 및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다”며 “국적선사로서 책임을 다하고 글로벌 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HMM이 다른 해운선사를 인수하는 것은 시기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HMM의 최대주주인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매각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매각 절차 논의에 들어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