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8분기째 이어지던 영업이익 하락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러나 본업인 자동차부문보다 금융부문과 기타부문 실적에 기댄 것이라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의 하반기 실적을 놓고는 전망이 엇갈렸다.
◆ 실적개선 시기 두고 갑론을박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7일 신흥시장의 환율안정과 판매증가에 힘입어 현대차가 하반기부터 뚜렷한 실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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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임 연구원은 “현대차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시장에서 5월을 기점으로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높은 아중동, 러시아, 브라질에서 판매가 늘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크레타가 글로벌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크레타는 인도에서 연간 10만 대 판매되는 인기차종이다.
크레타는 3분기 러시아를 시작으로 2017년 초 브라질, 2017년 중반에 중국과 유럽 등에 출시된다.
임 연구원은 “신흥시장 수요가 회복되는 시기에 소형 SUV가 투입돼 판매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파업문제나 신흥시장의 수요회복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도 “신차비중 증가와 SUV 판매 증가에 따른 재고 소진, 수요 회복을 통한 판매 증가를 통해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5% 늘어날 것으로 권 연구원은 전망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3분기와 4분기에 영업이익 1조5500억 원, 1조6900억 원을 낼 것으로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11.3% 증가하는 것이다.
채 연구원은 “3분기 내수판매가 지난해 3분기보다 9% 줄어도 금융부문의 자산 증가와 수익성 관리, 기타부문의 실적 성장세, 현대로템의 기저효과 등으로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현대차가 4분기는 돼야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봤다.
박 연구원은 “현대차는 영업이익이 회복세로 전환되기까지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하반기에 SUV 공급이 확대되고 고급차 판매 호조가 지속되면서 실적을 방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분기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7.4% 감소할 것으로 박 연구원은 추정했다. 그는 “현대차는 4분기에는 G80과 신형 그랜저 등의 신차효과와 가동률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파악했다.
◆ 2분기도 자동차부문은 수익성 악화
2분기에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소폭 증가한 이유는 기타부문에서 159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분기에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보다 5.8% 감소한 1조3440억 원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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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희 현대차 사장. |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현대차의 부문별 영입이익률은 자동차부문이 6.9%로 가장 낮았고 금융부문이 7.3%, 기타부문이 9.4%로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며 “금융부문과 기타부문이 현대차가 양호한 실적을 거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자동차부문에서 수익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분기 실적을 두고 영업환경에 의미있는 변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자동차부문의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신흥시장 판매 부진, 마케팅비 증가 등이 지목됐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신흥국에서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제네시스 브랜드와 아이오닉의 마케팅비 증가가 주된 원가율 상승요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가동률 하락, 연구개발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자동차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