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세계 최대규모의 중대형배터리 생산공장의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중대형배터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온 삼성SDI와 LG화학이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도 전에 배터리 가격하락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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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 |
블룸버그는 27일 “테슬라가 50억 달러를 투자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배터리공장이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있다”며 “세계 중대형배터리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 것”이라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 주에서 2년 전 착공한 배터리공장 ‘기가팩토리’를 정식으로 개장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중대형배터리는 전 세계 전체 시장규모와 맞먹는 수준이다.
테슬라는 내년 출시하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출시에 맞춰 기가팩토리 가동을 올해 말로 앞당겼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배터리 공급단가를 현재의 3분의 2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기가팩토리는 향후 연간 150만 대의 전기차에 탑재될 수 있는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전기차시장에서 강력한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기가팩토리에서 이를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에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팩 형태로 생산한다. 파나소닉도 기가팩토리 구축에 16억 달러를 투자했다.
엘론 머스크는 태양광에너지 전문기업 솔라시티를 테슬라가 직접 인수해 중대형배터리 사업에서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테슬라가 배터리사업에서 공세를 강화하면서 중대형 배터리를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온 삼성SDI와 LG화학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 세계 업체들이 중대형배터리에 투자를 늘리며 생산시설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유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의 수요가 예상만큼 빠르게 늘지 않아 배터리시장은 이미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가팩토리가 대량생산에 나서며 공급과잉현상을 더 심화하면 전기차배터리의 가격경쟁을 가속화해 삼성SDI와 LG화학의 수익성 확보가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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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남성 삼성SDI 사장(왼쪽)과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
이에 대응해 삼성SDI와 LG화학은 중대형배터리 공급처를 전기차 외에 에너지저장장치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에너지저장장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직접 공급을 추진하며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최근 중국정부의 배터리 인증심사에서 탈락하며 전기차 최대 시장인 중국을 놓칠 위기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가 사업확대에 속도를 내며 악재가 겹치고 있다.
두 회사가 테슬라에 배터리셀을 공동공급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파나소닉이 기가팩토리에 대규모 금액을 투자하며 협력을 강화한 것을 볼 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블룸버그는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 시장점유율은 8%, 삼성SDI는 5%로 파나소닉(36%)의 시장지배력을 뛰어넘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며 “테슬라와 협력이 파나소닉의 강력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와 LG화학의 전기차배터리를 공급받는 자동차업체들은 테슬라와 경쟁이 본격화되면 가격하락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중국 배터리업체의 가세로 공급과잉도 지속되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