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금융플랫폼 경쟁을 벌이면서 10대 전용 콘텐츠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청소년 전용 금융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알파 세대' 고객 확보에 나섰다. 알파 세대는 2010년대 초반부터 2020년대 중반까지 태어낸 청소년들을 일컫는다.
▲ 인터넷은행업들이 최근 국내 청소년 전용 금융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으면서 알파세대(2010년대 초반~2022년대 중반 출생) 고객 확보에 나섰다. |
인터넷은행은 지점 등 실물자산을 두고 있지 않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를 통해 고정비를 줄여 고객을 위한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다만 눈에 보이는 실물자산이 없다는 점은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데 단점이 되기도 한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실물자산에 대한 요구가 덜한 10대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청소년층은 인터넷 가상공간에 대한 '친화력'이 높다. 애초부터 은행지점을 찾아 통장을 개설한 원체험도 거의 없다.
여기에 청소년층을 금융플랫폼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면 향후 성장성을 담보할 자산을 마련하는 셈이다.
게다가 10대 청소년층의 금융플랫폼 확보는 그들에게 용돈을 주는 부모 세대의 유입도 뒤따르게 해 미래 성장성뿐 아니라 현재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은 모두 이런 효과를 기대하고 청소년층 고객 확보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8일 향후 선보일 예금상품 시리즈인 기록통장의 첫 서비스로 ‘최애적금’을 내놨다.
최애적금은 아이돌 팬덤 문화에서 활용되는 ‘최애(가장 사랑함을 뜻하는 말)’라는 용어를 사용해 저축형 팬 문화를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상품이다.
카카오뱅크는 고객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의미 있는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일정금액을 예금하면서 그 사실을 기록한다는 점에 착안해 최애적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약 10일 동안 진행한 최애적금 사전 신청 기간에 약 40만 명의 고객이 참여하는 등 흥행에도 성공했다.
청소년층에 익숙한 팬덤 문화와 결합한 상품인 만큼 청소년 고객들의 상품 가입과 금융플랫폼 유입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최애적금 외에도 10대들을 위한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뱅크mini를 운영해 왔다.
카카오뱅크mini는 10대 청소년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 기반 서비스를 말한다. 만 14세부터 만 18세까지 휴대전화 확인을 통해 mini를 개설하고 입금, 출금, 이체, 결제 등 카카오뱅크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가입 최저 연령인 만 14세가 되는 날의 밤 12시부터 새벽 2시 사이 가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카카오뱅크mini에 가입하기 위해 그날을 기다려 온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mini는 2022년 12월 말 기준 약 161만 명이 가입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말 청소년 전용 선불서비스 ‘하이틴’을 출시해 청소년층 고객 유입을 기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청소년 고객이 하이틴을 통해 교통카드, 편의점(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에이블리, 지그재그, 무신사, 네이버웹툰 등에서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만들었다.
보통 선불서비스에는 전월 실적이 있어야 캐시백을 제공하지만 케이뱅크는 청소년층 고객 유입을 위해 전월 실적이 없이도 캐시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케이뱅크는 만 14세 생일날 가입해 만 18세까지 캐시백을 받는다면 모두 9만6천 원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어린이·청소년 전용 선불카드인 ‘유스카드(USS card)’를 서비스하고 있다. 2021년 12월 출시해 올해 4월 말 기준 107만 장을 누적 발급했다.
토스는 유스카드를 통해 만 7세부터 만 16세 사이 어린이·청소년이 CU편의점 등에서 현금을 충전해 교통카드, 온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2021년부터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개발하는 전담팀 ‘틴즈 사일로’를 두고 있다.
틴즈 사일로는 10대 전용 서비스인 해냄 저금통, 머니스터디 카페, 토스 모의투자 등을 통해 청소년 전용 금융교육 콘텐츠도 제공한다.
토스가 올해 4월 출시한 토스 모의투자는 7세부터 18세까지 사용자에게 가상 1천 달러를 지급해 실시간 시세 정보를 활용한 주식 투자를 경험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토스 관계자는 “토스는 2021년부터 알파 세대를 주목하기 시작했으며 10대 고객들의 의견을 듣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우수한 제품과 함께 토스 아동 보호 정책을 제정해 안전하고 유익하게 제공하는 점도 토스의 특별한 점이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