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임영호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실적 개선을 위해 보험상품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임 사장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신회계제도(IFRS17)에서 저축성보험이 부채로 잡히게 되는 만큼 실적 개선에 불리하기 때문에 매출에서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보험상품군 개선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 임영호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실적 개선을 위해 보험상품 판매채널을 다각화하고 있다. |
14일 하나생명에 따르면 최근 서울 서대문역과 공덕역 일대에 세 번째 지점을 열면서 대면 채널을 확대할 채비를 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그동안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에 주력하면서 별도 지점은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공덕역 근처에 1호점인 ‘원큐라이프지점’을 개설한 이후 올해 4월까지 ‘하나VIP지점’과 ‘하나골드지점’을 차례로 열었다.
하나생명 보험 설계사들은 이들 지점을 기반으로 기존 보험가입 고객들을 관리하며 전화로 마케팅을 펼쳐 대면으로 보험계약 체결을 진행한다.
하나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달에 3호점을 냈다”며 “아직 몇 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은 없지만 이러한 방향성으로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생명은 지점 개설뿐 아니라 지난해 10월부터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인 에이플러스에셋과도 제휴를 맺으며 보험판매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하나생명은 에이플러스에셋 이외에도 법인보험대리점 제휴처를 한층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른 하나생명 관계자는 “과거에 방카슈랑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체질 개선을 하려는 취지다”고 말했다.
임 사장이 하나생명의 영업망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 반 토막이 난 순이익을 다시 회복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나생명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43억 원을 냈으나 2022년에는 101억 원을 거두며 58.4%나 줄어들었다.
특히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 보험 부문이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임 사장으로서는 실적 개선이 시급한 부분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 영역으로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보험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에 임 사장은 올해 1월 하나생명 사장에 취임하면서 시장 흐름에 부합하는 영업채널 다각화를 주요 경영방침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고객 요구에 부합하는 보험상품군도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는데 이에 따라 보장성보험 상품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상품은 크게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으로 나뉘는데 하나생명은 그동안 방카슈랑스를 중심으로 매출을 올려왔기 때문에 저축성보험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에서는 만기에 납입보험료를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저축성 보험은 모두 부채로 계산되기 때문에 보험료를 돌려줄 필요가 없는 보장성 보험의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임 사장은 취임사에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종합생명보험사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사장은 지난해 이승열 전 하나생명 사장이 하나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하나생명 사장에 올랐다.
하나금융그룹 임원추천위원회는 임 사장이 리테일 및 기업금융 업무와 글로벌 업무를 맡았던 경험을 살려 하나생명의 새 변화를 가져올 적임자로 평가했다.
임 사장은 1964년 태어나 진주 동명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받았다.
1992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국제금융과 외화자금, 기업금융 업무를 담당했다. 강남중앙영업본부장과 중국유한공사 법인장을 거쳐 리테일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일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