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출 갈아타기를 고민하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사람)’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월에 이어 또 동결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도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몇 달 사이에만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만큼 금리가 지금 수준만 유지된다고 해도 갈아타는 쪽이 유리할 수 있다.
▲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최근 한 달 동안 1%포인트 가까이 낮아졌다. |
게다가 한국은행이 올해 말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는 13일 기준 연 3.64~5.85%, 변동형 금리는 4.18~6.20%로 집계됐다.
한 달 전 고정형 금리가 연 4.397~6.39%, 변동형 금리가 4.52~6.39%였던 것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이 각각 0.9%포인트, 0.3%포인트 낮아졌다.
신용대출 금리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하락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75~6.04%, 전세대출 변동금리는 3.740~5.960%로 한 달 전과 비교해 금리 하단이 각각 0.5%포인트, 0.6%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가계대출 금리가 급격히 하락한 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과 은행채 금리 하락,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른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 인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금리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두 차례 기준금리 동결을 사실상 금리 인상 기조가 꺾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선을 그었음에도 올해 말 기준금리가 인하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남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낸 ‘금통위, 시장의 과도한 조기 금리인하 기대 경계’ 보고서에서 “이르면 올해 11월부터는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전망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대출 갈아타기 수요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인터넷전문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영끌족이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1년 전에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인터넷전문은행 상품으로 바꾸기로 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상품 금리가 낮게 잘 나와서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더라도 갈아타는 쪽이 이득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주택담보대출 약정 고객의 40%가 대출 갈아타기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집을 산 대출자들도 갈아타기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말 주택금융공사의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집을 산 직장인 B씨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에 진입하면서 대출을 갈아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만큼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갈아타는 데 부담도 적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금리가 4.05~4.45%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가계대출 금리 하락이 추가적으로 감지되면 주택담보대출을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