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2023-04-06 14: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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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가운데)이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형 토큰증권 STO 국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로디언즈홀딩스>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토큰증권발행(STO) 활성화를 위해서는 상호운용과 기술중립성이 중요하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한국형 토큰증권 STO 국회 세미나: 글로벌 STO 규제 현황과 제도 도입 방향에 대한 논의’에서 나온 전문가들의 의견은 한 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토큰증권(ST)은 미래 자본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여겨지며 최근 들어 증권업계와 가상자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시장 초기 입법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당 정무위원회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인 만큼 시작 전부터 세미나실은 국내 토큰증권산업 관계자와 기자들로 붐볐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력후보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과 윤재욱 의원도 나란히 세미나에 참석해 향후 국회 입법을 통해 토큰증권산업 육성에 힘을 싣겠다고 약속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국회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회 세미나에 오는 인사의 2배 이상이 몰린 것 같다”며 “토큰증권에 대한 관심을 알 수 있다”고 귀뜸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경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디지털금융센터 교수와 윤창기 로디언즈홀딩스 대표, 김창섭 리얼디비젼 대표, 전중훤 국제디지털자산거래소협회 회장 등이 참석해 국내 토큰증권 시장의 전망과 과제 등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전중훤 회장은 해외 전문가들이 보낸 영상을 소개하며 토큰증권산업의 해외 사례를 공유했는데 이를 통해 ‘상호운용’과 ‘기술중립성’을 강조했다.
유럽의 토큰증권산업 현황을 소개한 산드라 로 글로벌블록체인비즈니스의회(GBBC) 대표는 한국의 토큰증권산업 육성 과정에서 △상호운용성 △기술중립적 접근 △자금세탁방지 등 3가지를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로 대표에 따르면 유럽 역시 토큰증권산업의 초기 단계에 놓여 있다. 현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등은 기존 자국의 증권법에 분산원장 기술을 반영하고 있고 그 밖의 국가들은 새로운 토큰증권법을 마련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로 대표는 “토큰증권발행은 국내를 넘어서 해외와 연결해야 해 상호운용이 필요하다”며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퍼블릭 블록체인 사이 점진적 연결과 확대 방안과 유통 시장 활성화에 관한 단기적 로드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 마스다 일본 토큰증권발행협회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설명했다.
일본은 부동산 조각투자를 시작으로 토큰증권시장이 개화한 뒤 회사채, 채권 등이 토큰증권으로 나왔고 2023년에는 더 다양한 토큰증권이 발행되고 있다.
고 회장은 마루이그룹, 미쓰이그룹 등이 토큰증권사업을 통해 실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례를 소개하며 향후 영화, 교육, 디자인, 음악, 문화 콘텐츠 지식재산권(IP) 등으로 토큰증권산업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이안 테일러 영국블록체인협회 위원장, 릭 맥도웰 전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 사무총장, 야야 패누시 미국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디지털금융담당, 스티브 발라스 블록체인아시아태평양지역 대표, 로레타조셉 호주디지털금융협회 회장 등이 토큰증권에 관한 각자의 의견을 알렸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국내 토큰증권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을 연결할 상호운용성 △글로벌시장과 연결할 유동성 △K콘텐츠에 바탕을 둔 다양한 자산에 관한 토큰증권화 △기술중립성 △규제 샌드박스 △투자자보호와 혁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등이 주요 과제로 꼽혔다.
▲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왼쪽 2번째)이 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형 토큰증권 STO 국회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수영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전 회장의 해외사례 발표 이후 현재 금융당국의 준비상황 등을 공유했다.
이 과장은 “금융위원회는 현재 2024년 말부터 국내 토큰증권발행산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가상화폐 블록체인기술을 그릇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릇에 담는 음식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소비자보호 등을 위한 법과 제도가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블록체인기술이 좋은 것은 맞지만 위변조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해서 증권제도의 적용을 배제할 순 없다”며 “블록체인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증권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증권법의 목적 중 하나가 정보비대칭의 완화라고 강조했다. 시장 안에서 특정 발행인과 투자자가 정보를 과도하게 갖게 돼 정보비대칭이 심화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결국 토큰증권이 제도 안으로 들어와 블록체인기술이 활용되면 새로운 그릇에 좋은 요리들이 더 많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날 세미나에서 현재 토큰증권발행 사업을 위한 준비 상황을 알렸다.
하나증권은 부동산 조각투자 회사 루센트블록의 플랫폼 소유와 계좌관리기관 협업을 통해 약 3만 개에 달하는 토큰증권 계좌를 개설했다. 향후 더 많은 조각투자 플랫폼과 협업하며 올해 하반기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
KB증권은 2022년부터 토큰증권발행을 위한 전담조직인 디지털자산사업추진단과 토큰증권발행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내부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다. 3월에는 토큰증권발행사업자 협력체인 ST오너스도 구성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생태계 참여를 위해 규제 정비 및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김희곤 의원은 “토큰증권은 새 금융시대에 지속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해외에서는 접근에 따라 다르게 규제하고 성공 사례도 나오고 있다”며 “토큰증권 발행이 이번 정부의 국정과제인 만큼 의견들을 잘 정리해 제도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