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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블리자드 인수에 미국 의회 지원사격, 소니 여론전에 정치공세로 맞서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31 12: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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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블리자드 인수에 미국 의회 지원사격, 소니 여론전에 정치공세로 맞서
▲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회사 액티비전블리자드를 인수하는 계획을 두고 미국 의회까지 나서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인수를 반대하는 소니를 압박하는 성격의 의견을 미 행정부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블리자드의 게임 캐릭터가 표시된 화면과 마이크로소프트 로고를 띄운 스마트폰을 합성한 이미지.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가 미국 반독점법을 근거로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회사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를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의회가 마이크로소프트 `지원사격`에 나섰다.

미국 의원들은 일본 규제당국이 소니의 일본 게임시장 독점을 규제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 심사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미국 정치전문 인터넷매체 액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상원의원을 비롯한 미국 의회 의원 11명이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을 향해 일본 경쟁당국에 관한 공식 대응을 요구했다.

미국 의원들은 러몬도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일본이 비디오게임 시장에 차별적 정책을 시행해 미국과 일본의 디지털 무역 협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쟁당국이 특히 소니가 누리는 독점적 지위를 묵인하는 차별적 정책을 관행처럼 지속한다고 미국 의원들은 강조했다.

소니가 일본 주요 게임회사들의 콘텐츠를 플레이스테이션 독점 게임으로 출시하는 사례가 많은데도 일본 경쟁당국이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기소하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의 일본 게임시장 진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9년 체결된 미국과 일본 디지털 무역협정 제8조에 따르면 양국의 디지털 제품은 각국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 

협정에 따르면 디지털 제품은 ‘디지털로 만들어 전자전송 방식으로 판매 및 배포하는 생산품‘ 전반을 의미한다.

콘솔(가정용 게임기) 판매량은 일본의 차별적 대우가 양국 디지털 제품 판매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일본 최대 콘솔게임 주간지 패미통(Famitsu) 집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엑스박스 최신모델인 시리즈 X|S(시리즈 X와 S 두 모델을 함께 부르는 말) 판매대수는 26만9737대다. 

같은 시기 경쟁제품인 플레이스테이션 5는 115만4054대가 팔려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판매량 누계치는 더 크게 벌어진다. 엑스박스 X|S와 플레이스테이션 5는 2020년 11월 같은 달에 발매된 이후  2022년 12월까지 각각 39만8395대와 237만7389대를 일본에서 팔아치웠다. 

엑스박스가 1대 팔릴 때 플레이스테이션 6대가 팔린 셈이다.  

엑스박스 시리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플레이스테이션의 경쟁제품으로 앞세우고 있는 콘솔이다.

미국에서는 두 제품이 대략 55 대 45로 팽팽한 경쟁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에서는 85 대 14로 플레이스테이션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심지어 미국 의원들은 일본 고사양 게임콘솔 시장에서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98% 넘는 독점체제로 시장 경쟁을 해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닌텐도와 같은 주요 콘솔제조 업체를 시장점유율 집계에서 제외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자료에 근거한 주장으로, 플레이스테이션 점유율을 과장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MS 블리자드 인수에 미국 의회 지원사격, 소니 여론전에 정치공세로 맞서
▲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 엑스박스 X(좌)와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5. < generacionxbox >
최근 미국 정치권이 콘솔게임 시장에 관심을 쏟는 데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 절차가 1년 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경쟁당국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를 두고 독점금지 규제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 

소니는 이 인수를 승인해선 안 된다며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블리자드와 같은 대형 게임사가 특정 플랫폼업체에 소속되면 공정한 경쟁환경을 해칠 수 있다는 논리다. 

소니가 여론전에 나선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게임시장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2년 1월18일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게임사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8조7906억 원)의 거액을 들여 인수한다고 발표하자 바로 다음날 소니 주가가 10% 하락했다. 

그러나 경쟁당국들은 소니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영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 경쟁당국은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가 공정한 경쟁환경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이에 더해 미국 의회마저 소니를 겨냥한 정치적 공세를 펼치자 시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지 인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미국 의회라는 예상치 못한 지원군을 얻으며 상황을 유리한 쪽으로 바꿔나갈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는 게임을 비롯한 콘텐츠와 플랫폼사업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의회의 지지를 등에 업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소니의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 전 세계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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