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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촉각, 임승태 해결사 능력 시험대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3-03-28 15: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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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정식으로 취임하자마자 K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문제와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국내 자금시장의 경색 사태를 불러오는 방아쇠로 작용했던 만큼 KDB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콜옵션) 행사 여부는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KDB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행사 촉각, 임승태 해결사 능력 시험대
▲ 임승태 KDB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사진)는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을 통해 신종자본증권 상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 내정자는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협력을 끌어 내는 방법을 통해 신종자본증권 상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KDB생명 안팎에 따르면 5월21일로 2억 달러(약 26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기한이 도래하지만 상환이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종자본증권은 만기가 정해져 있으나 발행하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권을 말한다.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을 실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조기상환 행사기일이 실질적 만기일로 여겨지고 있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자본여력이 좋지 않은 KDB생명이 콜옵션을 미행사할 수도 있다는 시선을 조심스럽게 보내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16일 발표한 금융업 정기평가 계획에서 KDB생명의 자본 상황을 두고 “외부 지원을 통한 자본비율 관리를 기대하기 어렵고 자체적 이익창출을 통한 자본관리능력은 열위한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KDB생명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추가로 KDB생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을 꺼린다면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KDB생명이 콜옵션을 미행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융당국이 콜옵션 미행사에 따라 발생할 파장을 고려해 어떻게든 콜옵션 행사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흥국생명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국내 채권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이에 금융당국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흥국생명의 콜옵션 행사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도 지난해 유동성 경색을 풀기 위한 정책금융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 경험이 있기 때문에 KDB생명의 매각을 추진 중에 있더라도 콜옵션 미행사를 방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KDB생명 신종자본증권과 관련해 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KDB생명도 콜옵션을 제 때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콜옵션은 계획대로 이행할 것이다”며 “방법은 대주주 및 당국과 논의 중에 있는 사안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임 내정자가 자본여력이 충분치 못한 KDB생명의 상황에서 콜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는 방법 이외에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콜옵션 행사를 위해 차환 목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 해도 최근 주요국 은행들의 파산 사태로 시장이 다시 얼어붙고 있어 발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높은 투자 수요를 보이던 국내 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도 최근 수요예측에서 미달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월16일 수요예측을 시행한 JB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1500억 원을 예정했으나 1020억 원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결국 임 내정자는 지난해 흥국생명에서 모회사인 태광그룹의 계열사들로부터 자본확충을 받아 콜옵션 문제를 해결했듯이 산업은행을 설득해 도움을 받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특히 산업은행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임 내정자가 공직의 대부분을 재정경제부에서 보낸 경제관료 출신이라는 점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 내정자는 경제관료 출신으로 판단이 빠르고 일처리가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러한 공직 경험을 살린다면 모회사이자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과 원활한 협의를 끌어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대주주 및 당국과 조기상환 방법에 대한 논의를 마치고 방법이 구체화되면 대외적으로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를,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재무부 사무관을 시작으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심의관과 금융정책국장,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상임위원을 지내고 2010년부터 4년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으로 일했다.

임 내정자는 30일 열리는 KDB생명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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