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23-03-27 17: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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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아워홈의 지난해 결산배당을 놓고 남매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고 구자학 전 회장의 장남인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회사에 3천억 원 규모의 결산배당을 요구한 가운데 최근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던 구자학 전 회장의 장녀 구미현씨가 456억 원 규모를 배당해달라고 별도로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 아워홈이 4월4일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모두 3건의 배당안을 안건으로 올린다. 지난해 결산배당을 놓고 남매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남매가 서로 다른 주주제안을 요구하면서 아워홈이 지난해 재무제표를 확정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7일 아워홈에 따르면 구미현씨가 24일 아워홈에 서면으로 지난해 결산배당 456억 원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에 주주제안 안건으로 배당금 2966억 원을 지급해달라고 요구한 데 이어 구미현씨가 따로 주주제안을 요청한 것이다.
아워홈은 이들과 별개로 지난해 배당으로 30억 원을 집행하겠다는 안건을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한 상태다.
종합하면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아워홈은 30억 원을, 구미현씨는 456억 원을, 구본성 전 부회장은 2966억 원을 요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워홈은 4월4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구체적 장소와 시간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어떤 배당안이 주주총회에서 채택될지는 알 수 없다.
아워홈 지분구조를 보면 고 구자학 전 회장의 자녀 1남 3녀가 전체 지분의 98%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첫째 딸 구미현씨가 19.28%, 둘째 딸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가 19.60%, 셋째 딸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20.67% 등이다.
현 아워홈 최고경영자인 구지은 부회장은 구명진 전 대표와 함께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둘의 지분을 합쳐봐야 40%가량에 불과하다.
배당안을 확정하려면 출석 주주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구미현씨나 구본성 전 부회장의 동의가 없다면 회사측 배당안이 승인받을 수 없다.
애초 구본성 전 부회장이 주주제안을 한 사실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구미현씨가 어느 편에 설지가 관심사였다. 하지만 구미현씨가 제3의 길을 제안하면서 사실상 주주총회에서 배당안 승인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미현씨는 과거 다른 자매들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으나 때에 따라서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편에 설 때도 있었다. 지난해 초에도 아워홈 지분 매각을 놓고 구본성 전 부회장과 협력하는 듯 했지만 이후 의견 대립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아워홈이 곧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안을 결정하지 못하면 지난해 재무제표도 자동으로 확정할 수 없다. 재무제표를 확정하지 못하면 은행 대출과 같은 업무가 막히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현재 주주들의 제안을 놓고 논의 중이며 별다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