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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획득 추진, 디즈니와 스트리밍 대결 ‘승부수’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3-24 14: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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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획득 추진, 디즈니와 스트리밍 대결 ‘승부수’ 
▲ 애플이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획득을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빠르면 2025년부터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 시즌권을 애플TV+ 에서 구매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은 애플이 현재 중계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 시즌권 광고화면. < Apple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영국 프로축구리그인 프리미어리그(EPL) 중계권 확보를 추진한다는 주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디즈니 등 경쟁사에 맞서 동영상 스트리밍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애플이 스포츠 분야 콘텐츠 확장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업계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 입찰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은 스포츠 전문 채널인 스카이스포츠와 BT스포츠가 2024-25시즌까지 가지고 있다. 애플TV+는 2025년 이후 중계권에 대한 입찰을 준비중인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1년에 결정된 중계권 가격은 51억 영국 파운드(약 8조823억 원)였으며 애플이 입찰에 참여할 때는 중계권료가 더욱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수조 원의 금액을 스포츠 중계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이유로는 프리미어리그의 전 세계적 인기와 더불어 ‘락인(잡아두기) 효과’를 들 수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들은 많은 사용자들을 플랫폼에 지속적으로 묶어둘 수 있는 컨텐츠를 필요로 한다. 가입자들이 장기간 구독 요금을 지불하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매년 8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9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이는 시청자들이 장기간 구독 상태를 유지할 만한 충분한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는 전 세계 188개국에 걸쳐 5억 명의 시청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프리미어리그 최고 인기팀인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이 2022년에 맞붙은 경기는 전 세계 약 2천만 명이 실시간으로 시청했다. 애플TV+ 현재 구독자 수로 추정되는 5천만 명의 40%에 해당하는 숫자다. 

애플이 중계권 확보에 성공한다면 수억 명에 달하는 프리미어리그 시청자들이 애플TV+를 구독하게끔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스포츠 전문채널 유로스포츠의 전 최고경영자(CEO)였던 피터 허튼은 “스포츠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며 “스포츠 중계에 집중하는 애플의 선택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 보다 안전한 전략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말했다. 
 
애플은 프리미어리그 이외에 다른 스포츠리그 중계권 확보에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독점 중계권을 획득한 데 이어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의 일부 경기도 방영하고 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상대적 후발주자인 애플이 컨텐츠 다각화를 통해 지지부진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뛰어든 것은 스포츠 중계 전문 채널 ESPN을 보유한 디즈니의 성공 전략을 재현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저스트워치에 따르면 애플은 2023년 1분기 기준 OTT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6% 가량 확보하고 있다. 

2020년 1분기 4%와 비교해 완만한 상승세를 그리고 있기는 하지만 같은 기간 디즈니플러스가 10%대에서 18%까지 치고 올라간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장세다. 

디즈니는 ESPN 전용 스트리밍 서비스 ESPN+를 디즈니플러스와 함께 구독할 수 있는 패키지로 출시하는 것과 같은 방식을 통해 스포츠 콘텐츠를 동영상 플랫폼 가입자 수 유지에 활용하고 있다.

애플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영국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확보한다면 이러한 효과를 뒤따를 수 있다.

디즈니는 2022년 중반부터 ESPN을 매각해야 한다는 일부 주주들의 요구에도 이런 가능성을 일축하며 ESPN을 통해 스포츠 중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 또한 최근 모건스탠리 컨퍼런스에서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얼마나 인기 있는 콘텐츠인지 잘 알고 있다”며 “ESPN을 분사시키는 가능성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동영상 스트리밍사업에 스포츠 분야 콘텐츠의 중요성을 그만큼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특히 축구 관련한 콘텐츠에 전문성을 보이고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중계권은 이미 10년 단위의 장기 계약을 통해 확보했고 애플TV+ 오리지널 동영상 콘텐츠 가운데 흥행작으로 자리잡은 드라마 '테드 래소'도 영국 축구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애플이 영국 프로축구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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