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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확장현실기기 출시 조급증, 삼성전자에는 두 가지 기회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3-03-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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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확장현실기기 출시 조급증, 삼성전자에는 두 가지 기회
▲ 애플이 확장현실기기 시장 진출을 서두르면서 삼성전자에 2가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내부에서조차 너무 빠른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확장현실(XR) 기기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애플이 확장현실기기를 시장의 예상대로 3분기 내놓으면 삼성전자로서는 메모리 반도체 판매를 늘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역시 4분기 확장현실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애플이 출시를 서두르다 자칫 야심차게 내놓은 기기에 대해 나쁜 반응을 얻는다면 초기 시장에서 경쟁을 펼쳐 나가는데 반사이익을 볼 여지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확장현실기기와 같은 새로운 IT 폼팩터가 등장하게 되면 반도체 수요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확장현실기기 자체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IT 기기 전반의 수요가 회복되는데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중장기적으로 둔화세를 보일 수 밖에 없어 새로운 정보통신기기 및 산업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며 “확장현실기기 산업의 성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국내 전자 밸류체인(공급망)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실제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으며 지난해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스포스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에서 출하된 스마트폰은 12억 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새로운 폼펙터인 확장현실기기 시장이 커져 IT기기 산업 전반이 살아나게 되면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시장확대에 따라 실적을 개선할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에버코어는 확장현실을 포함한 메타버스 생태계가 울창하게 조성되기 위해서는 고성능 컴퓨팅 연산이 필요한데 첨단 메모리 반도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확장현실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의 회복에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DSCC와 마켓앤마켓 등의 분석을 종합하면 확장현실기기 시장은 2022년 10억 달러 수준에서 2027년에는 1145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서둘러 내놓은 확장현실기기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에게는 기회다. 

애플 내부에서는 팀 쿡 최고경영자가 지나치게 확장현실기기 출시 시점을 앞당기는 것에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애플 산업디자인팀은 가벼운 모델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때까지 제품 출시를 몇 년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잡스의 후계자인 팀 쿡 최고경영자로서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확장현실기기는 쿡 최고경영자가 지휘해 개발된 첫 번째 상품이기 때문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에어팟 등은 모두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구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보다는 늦은 4분기 확장현실기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애플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제품을 내보일 경우 더욱 완성도를 높여 경쟁력을 가다듬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IT기업 퀄컴, 구글과 확장현실 기기를 만드는데 협력해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칩셋을 개발하는 퀄컴과 운영체제를 만드는 구글, 하드웨어와 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도 협력을 이어온 바 있어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올해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확장현실 개발 관련 협력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확장현실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스마트폰처럼 확장현실기기 시장에서도 선도자의 위치를 다진다면 삼성전자로서는 힘겨운 싸움을 벌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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