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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관치금융 성토장된 국회 토론회, 김한규 “시장 예측 가능성마저 흔들린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3-03-14 16: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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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관치금융 성토장된 국회 토론회, 김한규 “시장 예측 가능성마저 흔들린다”
▲ 김한규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어떤 정책이라도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해하지 않고 예측 가능성을 높인다는 큰 전제 안에서 이뤄져야 하는데 지금 그게 흔들리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주최한 정무위원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윤석열정부의 금융정책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낮추는 개입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보기 위해 이날 토론회를 단독으로 마련했다.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은 토론회 시작 전부터 관계자와 취재진으로 붐볐다.

토론회장 공식 자리 외에 별도로 마련된 보조의자 20여 개마저도 토론회 시작 전부터 가득 찼다. 

윤석열 정부는 주요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와 회장 인사, 은행들의 금리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면서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날 토론회에서도 날선 목소리가 이어졌다.
 
[현장] 관치금융 성토장된 국회 토론회, 김한규 “시장 예측 가능성마저 흔들린다”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장이 관계자들로 가득 차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포문은 발제를 맡은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열었다.

이 교수는 “현 정권이 시장친화적이냐고 묻는 질문에 그 누구도 명확히 대답하지 못한다”며 “시장주의에 대한 해석을 지지율 같은 정치적 상황에 따라 자기 마음대로 해 금융정책의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일관성 없는 정책은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금융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인데 구체적 사례로 은행 금리를 문제 삼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시장 구두개입 등을 들었다.

이 교수는 “시장에서 이복현 원장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데 단순 금감원장이 아니라 대통령 최측근 검사로 보고 그의 말을 대통령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법과 원칙이 아니라 이런 식의 구두개입을 통한 정책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그때만 넘어가면 된다는 인식을 심어줘 경쟁력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이상훈 금융경제연구소 소장은 윤석열정부 관치금융의 가려져 있는 문제 중 하나로 사전규제와 사후규제의 비례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 소장은 “규제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사전과 사후 규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현 정부는 포괄적 완화를 통해 사전 규제를 풀어줄 뿐 사후감독에는 소홀하다”며 “금융산업 진입규제 완화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도 현 정부가 과점체제의 부작용 해소라는 단순 논리로 사후 규제 없이 성급히 진입규제를 풀어주는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나선 전주용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윤석열정부 관치금융의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금감원의 역할 축소를 들었다.

전 교수는 “현 정부가 금융기관 경영개입 수단으로 금감원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며 “금감원에서 통화신용정책 및 거시건전성 유지와 관련성이 높은 은행감독 권한을 분리해 한국은행에 넘겨주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기업지배구조 등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전문가로 의결권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자본시장 측면에서 관치금융의 문제점을 짚었다.

류 대표는 “직업상 외국인 투자자를 많이 만나는데 이들은 왜 한국정부는 금융사 대표 인사에 개입하고 가이드를 주고 끌고 가느냐고 자주 묻는다”며 “제도개혁을 아무리 잘해도 이런 관치금융이 있으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현장] 관치금융 성토장된 국회 토론회, 김한규 “시장 예측 가능성마저 흔들린다”
▲ 김한규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의 관치금융,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의 토론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금융업계 양대 노조인 사무금융노조와 금융산업노조에서는 관치금융을 바라보는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줬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장에서 금융사 대표 및 임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데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관치금융이 과거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현 정부는 직접적이고 노골적이며 뻔뻔하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논란만 봐도 강석훈 회장을 만나 토론하자고 하면 용산에서 결정한 일인데 토론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런 얘기를 한다”며 “핵심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데도 토론은 없고 부울경의 표만 있다. 금융시장 모든 정책이 다 이렇다. 심각한 위기다”고 비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20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금융산업노조와 연대해 관치금융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김한규 의원은 이날 토론회 시작 전 긴 인사말을 하고 기념사진만 찍고 사라지는 다수 동료 의원들과 달리 별도의 기념사진도 찍지 않고 자신의 말도 최대한 줄인 채 학계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데 집중했다.

김 의원은 최근 한 매체에 기고한 칼럼을 토론회 자료집에 싣는 것으로 긴 인사말을 대신한다며 짧은 인사 뒤 바로 토론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칼럼을 통해서는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이나 당국자의 말 한마디가 기업의 영업행위를 위태롭게 하는데 어떤 투자자가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을까. 수요와 공급에 기반한 자유시장경제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정당한 법률에 의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기본적 약속이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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