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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이사회 직할체제 강화, 지분 경쟁은 장기화 가능성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3-03-13 16: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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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 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 직할 체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 회장은 우호지분을 포함해도 29.3%에 머물러 있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최대주주인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과 다른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 일이 필요하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030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윤범</a> 고려아연 이사회 직할체제 강화, 지분 경쟁은 장기화 가능성
▲ 13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올해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를 직할체제로 구성한 뒤 장기적으로 장형문 영풍그룹 고문과 물밑에서 지분 경쟁을 할 가능성이 나온다.

최 회장은 이사회의 직할 체제 강화 뒤에도 여전히 지분에서는 장 고문 측에 밀린다. 그런 점에서 두 집안 사이 물밑 지분 경쟁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13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17일 열리는 주총에서 현재 이사회에 포함된 11명 가운데 5인을 교체하거나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세부적으로 사내이사 중에서 노진수 고려아연 부회장과 백순흠 고려아연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이 자리를 박기덕 고려아연 부사장과 박기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이 대신한다.

박 부사장과 박 소장은 두 사람은 최 회장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인물로 최 회장 체제에서 주요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윤범 회장의 아버지인 최창근 명예회장은 경영권을 최 회장에게 넘겨주면서 이번 주총에서 사내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난다. 그 빈 자리는 최 회장의 사촌인 최내현 켐코 대표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게 됐다.

사외이사 가운데서는 김보영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는 재선임 안건이 상정되며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 변호사는 신규선임 안건이 올라간다. 현 경영진이 추천한 만큼 두 사람 모두 최 회장에게 우호적 인물로 추정된다.

이들의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통과하면 최 회장을 자신을 포함해 이사회 구성 가운데 우호 인사로 과반을 채우면서 직할 체제를 공고히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취임 뒤 올해부터 자신 만의 경영 체제를 본격화하는 셈이다.

다만 최 회장은 과반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공단과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는 일이 중요하다. 

국민연금은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고려아연 주식 8.28%를 가진 단일법인 기준으로 2대 주주다.

그동안 최윤범 회장이 고려아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이 이번 주총 안건에 대해 찬성할 공산이 커 보인다.

고려아연은 2022년 연결 기준으로 매출 11조2115억 원을 거두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번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 등의 지지를 얻으면 최 회장으로서는 속도감 있게 2차전지 소재 등 신사업을 펼쳐 나갈 힘을 얻게 된다. 고려아연 이사회에 장형진 고문 측 인사는 본인 외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구나 장 고문측이 별도 주주제안을 통해 다른 이사 후보를 아직까지 추천하지 않으면서 극단적 경영권 분쟁 상황까지는 번지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최 회장과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양측의 지분이 모두 과반을 넘지 않아 앞으로도 꾸준히 물밑으로 지분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는 74년 동안 동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들이 계열분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온다.

고려아연의 뿌리인 영풍그룹은 1949년 최기호, 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기업으로 출발해 덩치를 키워왔다. 최기호 창업주는 최 회장의 할아버지다.

최씨와 장씨 두 가문의 고려아연 지분을 둔 신경전은 지난해 8월 고려아연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한화그룹의 자회사 한화파워시스템글로벌(전 한화H2에너지USA)이 참여해 5%를 확보하면서 시작됐다.

이전까지 최 회장측 지분은 15.5%로 장형진 고문측 32.9%에 크기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한화그룹뿐 아니라 LG화학 등 꾸준히 우군을 늘리면서 최 회장측 지분은 29.3%까지 놓아졌다. 장형진 고문 측은 고려아연 지분을 일부 매수해 지분이 32.3%로 소폭 늘었으나 3%포인트까지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하지만 높은 고려아연의 주가는 최씨와 장씨 집안의 물밑 지분 경쟁이 장기화할 요소로 꼽힌다.

고려아연 보통주 1주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54만5천 원으로 과반이 넘는 지분 확보에 천문학적 자금이 소요된다. 최 회장보다 3% 더 많은 장 고문 측이 과반 지분을 넘기기 위해서는 2조 원가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 회장 역시 해주 최씨 문중까지 최근 나서 고려아연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자력으로 과반을 넘기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비철금속업계 한 관계자는 “최대주주인 장형진 고문이 주주제안 등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 안건을 내지 않은 만큼 현재 극단적으로 경영권 분쟁까지는 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앞으로도 고려아연의 영풍그룹 계열분리와 관련해 꾸준히 물밑으로 지분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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