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2023-03-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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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새로운 카테고리를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유 사장은 2021년 3월 선임돼 코오롱FnC의 '매출 1조 클럽' 복귀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을 이끌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코오롱FnC) 대표이사 사장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코오롱FnC는 2021년 '매출 1조 클럽'에 3년 만에 복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골프웨어 브랜드 실적 호조세와 아웃도어 카테고리의 매출 회복이 더해져 역대 최대실적을 경신했다.
유 사장은 올해 코오롱FnC의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카테고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패션업계에서 따르면 코오롱FnC는 최근 업계에서 주목받는 패션 기업 가운데 하나다.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사업 강화에 나선 다른 패션 대기업들과 달리 코오롱FnC는 새로운 카테고리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FnC는 최근 낚시 의류 브랜드 '웨더몬스터', 작업복 브랜드 '볼디스트'의 사업 확대 계획을 내놨다. 볼디스트는 2020년 9월, 웨더몬스터는 2022년 10월에 론칭한 브랜드다.
웨더몬스터와 블디스트 론칭 전까지는 낚시 의류와 작업복의 경우 대체로 수입 브랜드나 중소의류기업 제품이 시장에 공급돼왔다. 국내 5대 주요 패션 기업(삼성물산,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 LF, 코오롱FnC) 가운데서는 코오롱FnC가 가장 먼저 진출한 셈이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코오롱FnC는 소재 기술에 장점을 보이고 있어 자체적으로 기능성 의류 브랜드를 론칭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며 "코오롱FnC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가운데 절반 이상이 이런 소재 기술을 바탕으로 선보인 자체 브랜드다"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올해부터 볼디스트의 유통망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3월1일 '팝업의 성지'로 유명한 더현대서울에 볼디스트 팝업스토어를 연 것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플래그십 매장을 포함해 모두 10곳을 추가 오픈하기로 했다.
또한 웨더몬스터는 봄·여름 시즌 낚시 의류로 첫 번째 상품을 내놓고 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팝업스토어 운영에 들어갔다. 향후 여성 낚시 인구 증가에 대비한 제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특히 코오롱FnC의 웨더몬스터를 주목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의 고 이동찬 명예회장과 이웅열 명예회장의 취미가 낚시라는 건 재계에 익히 알려진 사실인 데다가 오너일가가 개인적으로 낚시 관련 사업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19년 경영에서 물러난 이웅열 명예회장은 2021년 5월 낚시 커뮤니티 플랫폼 기업 어바웃피싱을 개인회사로 설립하고 낚시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송동현 어바웃피싱의 대표이사는 코오롱FnC 출신으로 향후 어바웃피싱, 웨더몬스터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분위기에도 코오롱FnC의 올해 실적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이진명 신한투자 연구원은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은 어려운 대외환경에도 신규 브랜드 론칭 효과 및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으로 올해 전년 동기대비 실적 개선이 지속되겠다"고 전망했다.
패션업계에서는 코오롱FnC가 유 사장 부임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 사장은 경영방침인 신속한 조직 개편, 실력 있는 디렉터 중심의 맨파워 강화, 지속가능 패션의 실현 등을 코오롱FnC 각 브랜드에 잘 녹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말 유 사장은 기존에 2개 본부, 8개 사업부였던 코오롱FnC의 조직을 14개 사업부로 재편한 데 이어 2022년 말에는 액세서리, 스포츠/캐쥬얼(S/C) 사업부를 각각 신설했다.
또한 신설 사업부에 기존 프로젝트 사업부 소속의 브랜드인 '아카이브앱크', '하이드아웃' 등을 배치했다. 2019년 7월 출범한 프로젝트 사업부는 코오롱FnC의 미래성장 동력이 될 브랜드를 낙점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코오롱FnC는 디렉터 중심의 브랜드 운영 전략으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이름을 알리고 있는데 이 또한 유 사장이 가져온 변화 가운데 하나다.
한경애(1962년) 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부문장(CSO) 부사장은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패션 브랜드 사업을 실현하고 있다.
이밖에 문희숙(1970년생) 골프사업부장 상무, 장정애(1973년생) W사업부장 상무보, 이지은(1972년생) CN사업부장 상무, 김윤경(1972년생) 슈퍼트레인 대표이사 상무보 등 50대 초반 여성 인재들이 코오롱FnC의 주력 브랜드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
코오롱FnC는 2022년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2286억 원, 영업이익 644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매출은 20.7%, 영업이익은 67.3% 각각 늘어나며 사상 최대실적을 거둔 것이다.
유 사장은 SBI인베스트먼트 투자총괄 부사장으로 활동하다가 2013년 코오롱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지주사 코오롱에서 전략기획실장, 대표이사를 맡았다. 코오롱FnC 대표이사에는 2021년 3월 취임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