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제철이 올해 1분기 판매량 확대 등에 힘입어 영업흑자 전환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과 차량용 강판 협상 결과가 추후 현대제철의 실적 개선 속도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이 현대차와 차량용 강판 가격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10일 금융정보회사 fn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현대제철 실적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2023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7036억 원, 영업이익 2642억 원으로 추정됐다.
현대제철이 2022년 4분기 영업손실 2759억 원을 냈던 점과 비교하면 1개 분기 만에 바로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차량용 강판 판매량 확대 등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앞으로 현대제철의 수익성 개선 속도는 현재 진행 중인 완성차업체들과 상반기 차량용 강판 가격 협상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업체들과 올해 상반기 차량용 강판 가격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협상을 시작한 포스코는 최근 철광석 가격 하향 안정세를 고려해 현대차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당 15만 원 내리는 선에서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강판 가격 인하가 이뤄진다면 이는 2020년 하반기 이후 2년 6개월 만이다.
현대제철 역시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은 전체 매출 가운데 차량용 강판이 비중이 높은 만큼 상반기 협상에서 가격을 내리면 실적 개선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국내 철강업체의 양대산맥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글로벌 철강사와 비교해 차량용 강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두 회사 가운데는 현대제철이 좀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차량용 강판 비중이 3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20%대 후반 선인 포스코보다 이번 가격 협상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다만 현대제철이 아직 협상을 진행 중인 만큼 자동차용 강판 가격 인하를 속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회복에 따라 내수 철강제품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현대제철도 역시 판재류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토요타와 일본제철 사이 협상에서 차강판 가격이 동결되거나 일부 제품이 인상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현대제철과 현대차 사이 협상이 어떻게 이뤄질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용 후판과 달리 차량용 강판은 회사마다 세부 성분에서 구성 비율이 다 달라 쉽게 대체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가격을 인하하는 만큼 현대제철도 따라갈 수 있다"며 "하지만 차량용 강판은 조선용 후판과 달리 쉽게 대체하기 힘들어 협상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