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주말에 반바지 입고 출근하는 직원들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의 이런 변화는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스마트 리더십’를 반영한 결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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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는 15일 수원사업장에 한해 공휴일 근무 때 사무직 개발 마케팅 등 전 사원에 대해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말과 공휴일 근무가 잦은 수원사업장 직원들이 요청을 많이 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만 반바지 종류는 정장과 면 소재로 제한되며 청반바지나 운동복 반바지는 입을 수 없다. 허용 기간은 오는 19일부터 8월 말까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바지 착용 허용은 임직원들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로 창의적 근무환경 조성을 위한 취지”라며 “일단 시범운영을 한 후 확대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 임직원들은 햇볕이 내리쬐는 무더위에도 긴 정장바지와 흰 셔츠를 착용해야 했다. 최근 여름철에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팔 상의를 입는 복장은 허용했지만 반바지는 여전히 금지됐다. 이 때문에 1990년대 “반바지 입고서 회사에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을 텐데”라는 DJ DOC 노래가 유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쿨비즈(노타이 노재킷 반팔상의)’ 복장을 적극 권장해왔다. 반바지까지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 동참 차원도 있지만 직원들이 더욱 유연하고 창의적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 내세우는 ‘스마트 리더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마트 리더십이란 ‘나를 믿고 따르라’는 카리스마 리더십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리더가 임직원들과 함께 상생하고 창의적인 일에 도전하기 위해 여러 의견을 융합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한다.
삼성전자는 오후 6시 이전이면 언제든지 출근해도 되고 하루 4시간만 근무하더라도 주당 40시간을 일하면 되는 ‘자율출퇴근제’를 실시하는 것도 이 부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스마트폰 이후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창의성을 높이는 데 최우선을 두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산업화 시대에 열심히 일하는 문화만으로도 경쟁할 수 있었지만 스마트시대에 창의성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임직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 생산성도 높아지고 창의적 사고 증진이나 글로벌 우수인재 영입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해부터 여름철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해 이천과 청주 등 전 사업장과 전 부서에서 시행중이다. 하지만 LG전자의 경우 정장 대신 간편하고 시원한 쿨비즈 복장 착용만을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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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가운데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모델과 직원들이 여름철 사무실 패션인 ‘쿨비즈’ 패션을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