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일 오전 9시30분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제6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간담회를 시작하며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토큰증권 시장에서 우리가 K-룰을 만들 때이며 그 룰이 세계 기준이 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전 세계 토큰증권발행 시장이 2030년까지 16조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며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는 제6차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당·정·청 간담회 ‘블록체인이 이끄는 금융혁신, 자본시장에 힘이 되는 STO(토큰증권발행)’이 열렸다.
블록체인 토큰증권에 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간담회장은 각계 전문가와 기자들로 북적였다. 준비된 자리를 다 채워 바닥에 앉거나 서서 듣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창현 위원장과 윤한홍 정무위원회 간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함용일 금융감독원 부원장,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 등 정관계 고위급 인사와 디지털자산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 토큰증권을 발행할 때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과 금감원의 규율체계 마련, 토큰증권 유통 등을 위한 입법과제가 무엇인지를 발표하고 전문가들은 토큰증권 허용의 주요 이슈, 전망, 입법을 위한 고려사항, 혁신과 소비자보호 균형, 지속 발전방향 등을 발표했다.
토큰증권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의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에 연동해 그 디지털자산의 소유권을 취득함으로써 해당 증권의 소유권을 취득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자산을 말한다.
금융위는 증권 제도 측면에서 실물 증권과 전자 증권에 이은 증권의 새로운 발행 형태라는 점에서 ‘토큰증권’으로 이름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수영 금융위원회 과장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규율체계 정비방안을 내놨다.
이 과장은 “토큰증권은 디지털자산의 형태로 발행됐지만 증권이므로 자본시장법의 규율 대상이다”며 “토큰증권의 발행과 유통을 허용해 최근 출현한 다양한 권리의 증권화를 지원하고 분산원장 기술을 활용해 증권 발행과 거래를 더 효율적이고 편리하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토큰증권발행을 허용하며 투자자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발행총량을 전자등록기관이 점검, 관리하고 분산원장에 등록된 투자자를 권리자로 추정해 보호장치를 적용하기로 했다.
증권 관련 사무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분산원장 기술(DLT, 거래 정보를 기록한 원장 데이터를 중앙 서버가 아닌 참가자들이 공동으로 기록 및 관리하는 기술)을 증권 디지털화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도 세웠다.
금융위는 투자계약증권과 수익증권의 장외 유통플랫폼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토큰증권을 소규모로 거래할 수 있게 하며 투자자 보호장치를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장외시장이 형성될 것을 기대한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토큰증권발행을 위한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출해 2024년 말까지 시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토큰증권을 전자증권법상 증권발행 형태로 수용하며 이를 관리할 발행인 계좌관리기관을 도입하기로 했다.
토큰증권을 소규모로 장외거래할 중개업 인가를 새로 만들며 상장시장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한다.
금감원은 향후 토큰증권의 증권여부 판단지원, 사례 축적, 규율체계 정비 기준 등을 마련할 계획을 세웠다.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는 제도 안착을 위한 보완장치 마련의 중요성이 거론됐다.
전인태 가톨릭대 수학과 교수는 "한국형 토큰증권발행을 위해서는 적합한 블록체인의 개발이 필요하며 발행과 유통 분리, 위변조 방지 프로그램 구축, 공시와 평가시스템 마련, 현실 자산과 연결, 관련 위험을 관리할 체계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정명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토큰증권 기초자산(부동산, 미술품, 금전채권 등)에 관한 가치평가 및 투명한 투자자공시가 필요하며 기초자산을 관리할 체계 설정이 고민된다”며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의무 규제를 적용할 것을 검토하며 추가 법령 개정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큰증권 사업을 위한 준비 사항을 발표했다.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초기 토큰증권 시장 안착을 위해 △새로운 증권에 적합한 상품 준비 △증권토큰을 위한 블록체인 인프라 구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증권사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달라고 말했다.
석우영 KB증권 부장은 △토큰증권 유통을 위한 매칭엔진 등 거래시스템 △분산장부 운영 등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세일 신한투자증권 부서장은 “토큰증권발행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위해 에이판다파트너스 설립했다”며 “약 8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올해 말에 토큰증권발행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홍상영 삼성증권 담당은 “혁신금융서비스 규제특례를 기반으로 부동산, 음원 등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미술품과 한우를 금융위 검토를 거쳐 공식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