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한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이 크게 바뀔 수도 있다는 금융권의 예측이 빗나갔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내정자를 회장 후보로 추천한 사외이사 대부분이 재선임 돼 앞으로 1년 동안 진 내정자와 함께 신한금융지주의 주요 경영사항을 결정하고 또 경영진이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견제 및 감시 역할을 하게 된다.
▲ 24일 신한금융지주 주총을 거쳐 곽수근, 배훈, 성재호, 이용국, 이윤재, 진혁던, 최재붕, 윤재원 등 8명 사외이사가 재선임된다.
2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24일 열리는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기존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8명이 재선임된다.
8명 사외이사는 곽수근, 배훈, 성재호, 이용국, 이윤재, 진혁던, 최재붕, 윤재원 등이며 이 가운데 윤재원 사외이사는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된다.
박안순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최대 임기인 6년을 꽉 채워 이번에 신한금융지주를 떠난다. 허용학 사외이사는 자진 사임해 재선임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3월 선임된 김조설 사외이사는 임기 2년을 부여받아 2024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새로 신한금융지주에 합류하는 사외이사는 없다.
박안순 사외이사와 허용학 사외이사, 1월 자진 사임한 변양호 사외이사가 떠난 자리가 그대로 공석으로 남으면서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수도 기존 12명에서 9명으로 축소된다.
숫자는 줄지만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이 지니는 무게감은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조설 사외이사와 재선임되는 8명 등 9명 사외이사는 모두 지난해 12월 확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에 참여해 진옥동 전 신한은행장을 차기 회장 최종후보로 낙점한 ‘킹메이커’들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회추위 위원장을 포함해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해 회추위를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확대 회추위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했다.
이들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재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 관례를 깨고 진 내정자를 발탁하며 이변을 만들어냈다.
당시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불편한 시선을 보냈던 점 등 때문에 외부의 압박을 받은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사실상 자체적으로 회장 교체를 결정하면서 ‘관치’를 물리칠 수 있었다는 평가도 금융권에서 나왔다.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오래 자리를 지킨 사외이사는 성재호, 이윤재 사외이사 2명이다. 이들은 2019년 3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처음 선임됐다.
성재호 사외이사는 지난해 신한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으로 진옥동 회장 내정자가 회장 최종후보로 결정됐을 때 이를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성 사외이사의 추천 사유를 “국제법 전공 교수로 법률에 높은 전문성과 식견을 보유하고 있으며 객관적인 시각과 균형 감각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는 등 투명한 경영 환경 구축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성 사외이사에 대해 “평소 사교적이고 온화한 인품을 바탕으로 이사회의 원활한 진행을 도모했다”고도 평가했다.
이윤재 사외이사는 “오랜 기간 금융·재무 관련 정부기관에서의 공직생활과 더불어 국내 유수 기업의 사외이사 재직 경험을 토대로 민·관을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탁월해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특정 관점에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의견을 제시했다”며 재선임 이유를 밝혔다.
진현덕, 윤재원 사외이사는 2020년 3월 신한금융지주에 합류했다. 진 사외이사는 ‘사외이사 후보 주주추천공모제’를 통해 선임됐으며 재일교포 주주 측 인물로 여겨진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가 밝힌 진 사외이사 재선임 추천 이유는 “전문경영인으로서 장기간 체득한 통찰력·문제해결 능력과 경영학 교수로서 정립한 경영학 이론을 바탕으로 그룹의 주요 안건과 관련해 글로벌 기업의 경영전략 및 최신 경영 우수 사례를 이사회에 공유하는 등 그룹의 효과적 경영 및 운영을 도모했다”이다.
윤 사외이사는 신한금융지주의 첫 여성 사외이사다. 신한금융지주 이사회는 윤 사외이사를 “회계학을 전공하고 현재 홍익대학교에서 관련 강의를 수행하는 교수이자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회계 분야에 대한 충분한 식견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곽수근, 배훈, 이용국, 최재붕 사외이사는 2021년 3월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이 가운데 곽수근, 이용국, 최재붕 등 3명은 신한금융지주의 주주인 사모펀드로부터 추천을 받아 신한금융지주에 합류했다.
곽수근 사외이사는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추천을 받았다.
이사회는 곽 사외이사의 추천 이유를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로부터 회계 및 경영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체 주주들의 의사를 공정하게 대변하여 당사의 사외이사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사유로 추천받았다”고 밝혔다.
이용국 사외이사는 사모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추천으로 신한금융지주에 합류한 인물이다.
이사회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로부터 법률 및 금융 관련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체 주주들의 의사를 공정하게 대변하여 당사의 사외이사 직무를 책임감 있게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최재붕 사외이사는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의 추천으로 신한금융지주에 처음 발을 들였다.
배훈 사외이사는 재일한국인 변호사로 한일관계의 기업 법무 자문을 특기로 하고 있다. 이사회는 그에 대해 “평소 변호사로 재직하며 체득한 합리적 판단력을 바탕으로 그룹의 주요 경영사안에 대한 법적 쟁점과 세부 조항에 대한 검토 의견을 개진하고 금융의 건전성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전문적 의견을 제시하며 그룹 경영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지주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진옥동 회장 내정자를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하고 정상혁 신한은행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한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