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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떡잎부터 다른' 머스트잇 조용민 "진짜는 결국 모두가 알아보죠"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3-02-24 17: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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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떡잎부터 다른' 머스트잇 조용민 "진짜는 결국 모두가 알아보죠"
▲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가 명품이라는 분야를 선택한 계기와 회사를 지금 수준으로 키워낸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떡잎부터 다르다'는 말이 있다.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을 창업한 조용민 대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사업을 시작하며 일찌감치 '싹수'를 드러냈다.

그가 명품이라는 분야를 선택한 계기와 회사를 '온라인 명품 플랫폼 1위'로 키워낸 비결을 직접 들어봤다.

24일 온라인 화상을 통해 만난 조 대표의 표정은 부드러웠다. 하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단단함이 느껴졌다.

조 대표는 처음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을 스무 살 무렵을 회상하며 말을 꺼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대학 입학 전에 이미 창업을 했다. 이후 토목공학과에 입학해서도 사업을 계속했다. 그러다 제대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전과를 결심했다.

"거래처와 대화를 하는데 아주 간단한 사업 용어나 경영학 용어도 못 알아듣겠는 거에요. 토목공학과가 전자상거래 사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하면서 경영학과로 전과를 했습니다."

열정적으로 일했으나 첫 사업의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 당시 조 대표가 취급한 품목은 파티용품이나 기발한 아이디어상품이었다. 결국 1년 만에 폐업을 신고하고 재고품을 길거리에서 팔아서 정리해야했다.

어떻게 새출발을 하나 막막해하던 조 대표는 어느날 백화점에 들렀다가 명품 매장에서 '빛'을 발견했다. 한 번도 명품을 사본 적 없던 그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날이었다.

"명품 매장에서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넷에서 비슷한 상품을 봤는데 백화점 매장의 가격이 그보다 훨씬 비쌌거든요. 그때 처음으로 명품 병행수입이라는 개념을 알게 됐습니다."

병행수입이란 국내외 상표권자가 외국에서 적법하게 상품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995년부터 병행수입이 허용됐다.

조 대표는 병행수입을 이용해 온라인에서 명품을 안전하고 저렴하게 판매하면 '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처음 시작했던 방식은 구매대행이다.

해외에 있는 상품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려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발주를 넣어 자본 부담을 최소화했다.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비용은 전혀 들지 않았다. 앞서 다른 사업을 하면서 웹사이트를 디자인하고 마케팅을 펼쳤던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조 대표는 졸업학기에도 학교에 거의 가지 않을 정도로 사업에 집중했다. 그러자 온라인 명품시장이 가능성 있고 앞으로 점차 확대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동시에 사업모델의 한계도 느꼈다.

"현지 교포나 유학생들이 상품을 소싱해서 판매하는 것과 비교해 저는 절대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었어요. 공급이 계속 증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민을 하니 답이 나왔다.

"플랫폼을 만들어서 이 공급자들도 담아내자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 온라인 명품플랫폼들이 몇 개 있었는데 사용하기가 굉장히 불편했습니다. 그런 불편함을 해결하면 결국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결국 조 대표는 운영하던 사이트를 팔고 그 돈으로 2011년 다시 명품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머스트잇'이다. 머스트잇은 명품을 병행수입하거나 해외에서 직배송하는 판매사 자체를 입점시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2011년이면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지금처럼 활성화되기 전이다. 사업 초기 힘들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묻자 판매사를 유치하기 위해 설득하는 과정이 많이 어려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설득이 어려웠던 이유 가운데 첫 번째는 기존 업체의 존재였다.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후발주자에게는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았다.

조 대표가 창업했던 당시에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이 여럿 존재했다. 다만 2, 3위 업체를 정하는 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1위 업체와 나머지 업체의 점유율 차이는 컸다.

판매사 유치를 위해 영업을 나가면 "어차피 판매도 안 될 텐데 뭐 하러 입점을 하냐"며 거부당하기 일쑤였다. 10곳에 영업을 하면 1~2곳이 입점을 할까말까한 상황이었다.

두 번째 이유는 정산에 대한 불신이었다. 판매사가 플랫폼에 입점해 판매를 하다가 정산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들이 당시에는 종종 발생했다.

여러모로 고달픈 시기였지만 조 대표는 꼭 10년만 버텨보자고 다짐하며 악착같이 일했다. 

"머스트잇을 설립하고 5, 6년 차 정도 되니까 선배 기업들의 히스토리가 보였어요. 특히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10년 차 정도 됐을 때 빛을 발하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그런 사례들을 보고 직원들 앞에서 타운홀 미팅을 할 때 나는 10년을 바라보고 경영한다는 말을 많이 한 것 같아요. 10년이 되는 시점에 우리 회사도 지금보다 훨씬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이 10년 차에 접어든 2020년. 정말로 그에게는 기회가 찾아왔다. 머스트잇이 15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이다. 2022년에는 2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조 대표는 이런 성장을 고스란히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로 연결시키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보유한 머스트잇 주식 200억 원 규모를 임직원들에게 무상 지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뷰] '떡잎부터 다른' 머스트잇 조용민 "진짜는 결국 모두가 알아보죠"
▲ 조 대표는 머스트잇의 성장을 고스란히 구성원들의 동기부여로 연결시키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 자신이 보유한 머스트잇 주식 200억 원 규모를 임직원들에게 무상 지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우리사주조합을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개인 재산을 나눈다는 점에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주식을 나눠서 더 잘 될 수 있다면 안 나눌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더 컸다.

"스타트업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굉장히 어려운 과업들을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은 결국 임직원들입니다."

조 대표에게 머스트잇을 함께 키워온 열정적인 임직원은 또 다른 명품이었다.
 
"매우 어려운 성공의 길로 가는 과정에서 오너십이나 동기부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대기업 수준의 복리후생을 제공할 수 없다면 대기업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자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결국에는 주식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것이었습니다.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위기를 같이 이겨내자는 상징적 의미도 있었습니다."

주식 무상 지급은 조 대표에게도 하나의 동기부여가 됐다. 바로 기업공개다.

조 대표는 머스트잇이 투자를 받은 이상 경영자로서 주주 이익 실현에 대한 책임감도 있지만 직원들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상장이란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직원들이 무상 지급받은 주식을 현금화시키는 데 가장 유리한 방법 중 하나가 상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주식 무상 지급을 결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조 대표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 때문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 그리고 잘하는 사람들이 보상받는 세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늘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창업 10년 차 때 가지고 있던 자산들이 현금화가 되는 기회들이 생기면서 세상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어요. 동료들도 그런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머스트잇 대표로서 그의 경영철학은 무엇일까.

'진짜는 결국 모두가 알아본다.' 조 대표가 평소에 좋아하는 말이자 경영철학이다. 사람이든 사업이든 다 아우를 수 있는 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조 대표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상대로 요행이나 거짓은 먹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신뢰와 정직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10년 동안 머스트잇을 운영해왔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을 진정성 있게 만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결국에는 고객이 알아본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2011년 설립된 머스트잇은 올해로 13년 차를 맞았다.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하는지와 앞으로 그리는 머스트잇의 미래에 관해 물었다.
 
[인터뷰] '떡잎부터 다른' 머스트잇 조용민 "진짜는 결국 모두가 알아보죠"
▲ 조 대표가 그리는 새로운 10년은 머스트잇을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에 올려놓는 것이다.

조 대표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의외였다.

"사업 초기에 생각했던 모습보다 커진 건 맞아요. 하지만 10년 넘게 성장하면서 꿈의 크기도 커졌고, 그 꿈을 만족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2020년까지의 10년이 머스트잇의 1.0버전이었다면 다음 10년에는 머스트잇의 2.0버전을 만들어야겠죠."

조 대표가 그리는 머스트잇의 새로운 10년 과업은 '없어서는 안 될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카카오 같은 서비스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힘들어진 것처럼 온라인 명품 플랫폼 분야에서 머스트잇이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해외에서 명품 쇼핑을 할 때 머스트잇과 가격 비교를 해봤습니다. 하이엔드 브랜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머스트잇이 훨씬 더 저렴했어요. 여기서 더 나아가 고객들이 머스트잇을 참 좋은 서비스라 느끼고 '머스트잇이 없었다면 어쩔 뻔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머스트잇 대표로서의 제 목표입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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