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 편입 탈락이라는 수급 악재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규 편입에 성공한 카카오페이 주가도 자금이 흘러 들어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달리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어 MSCI지수 편입이 주가의 성패를 가른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MSCI 한국지수 2월 종목 변경에서 카카오페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운명이 엇갈린 가운데 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 MSCI > |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20%(4400원)오른 8만9천 원에, 카카오페이 주가는 0.96%(600원) 내린 6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MSCI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이 전세계 최초로 개발한 대표적 국제 주가지수다. 그 가운데 MSCI한국지수는 전체시가총액과 주식유통량이 반영된 유동시가총액을 고려한 국내 주식시장 대표종목들로 구성돼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계 펀드 상당수와 글로벌 상장지수 펀드(ETF) 등 거대 자금이 MSCI지수를 추종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지수편입 자체를 종목 호재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신한투자증권 자료를 봐도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주식시장 편입종목의 주가 움직임은 지수변경(리밸런싱)일을 기준으로 달라졌다. 편입종목들은 대부분 지수변경일 전에는 꾸준히 올랐다. 그리고 나서도 단단하거나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월 정기 종목변경에서 MSCI한국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해 왔다. 하지만 MSCI가 10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편입된 것은 카카오페이뿐이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편입 탈락의 부담을 안게 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단기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편입기대감을 갖고 있던 종목이 편입에 실패하면 시장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두 종목의 주가가 예상과 다르게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를 두고 MSCI지수 편입보다 기업 자체의 투자매력도가 중요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여러 지정학적 상황은 방산 업종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럽 및 중동지역 방산수출의 교두보가 마련될 것이다”며 “지난해 방산수출 수주액은 역대 최고수준인 170억 달러를 달성해 한 단계 성장했다”고 분석하며 방산 분야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체도 전날 미래 먹거리 사업 가운데 하나인 드론기술 확보를 위해 록히드마틴과 미국 기업 투자계획을 밝히는 등 투자자들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최근 이집트가 한국의 경공격기 FA-50를 수입할 가능성도 제기된 점도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이에 따라 편입탈락이 발표된 뒤에도 지난 1년 동안 최고가를 의미하는 52주 고가 9만1300원에 여러 차례 근접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월에는 탈락했지만 5월에는 편입될 것으로 예상돼 이른바 ‘선반영’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MSCI지수는 2월뿐 아니라 5월과 8월, 11월에도 지구 구성 종목을 바꾸는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급등한 에코프로와 함께 5월 편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월지수 편입 발표일인 10일에는 올랐고 그 뒤에도 꾸준히 단단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MSCI지수에 민감한 외국인투자자가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데이터정보체계를 보면 외국인투자자는 10일부터 21일까지 8거래일 연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791억8702만 원어치 사들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월에는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증권업계에는 결국 MSCI지수 종목 편입을 두고 큰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남아란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MSCI지수 편입은 일반적으로 호재로 받아들여지지만 모든 편입종목이 다 오르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에서 일찍부터 예상한 편입종목일수록 발표 뒤 성과는 부진한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