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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LS 대한전선 해상풍력 알짜기업, 전력망은 에너지 전환 핵심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2-20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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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탄소제로를 위한 에너지 전환의 열쇠로는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가 꼽힌다. 그리고 풍력의 미래로 해상풍력이 떠오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를 막론하고 풍력 기자재나 풍력터빈 기업들을 향한 관심이 몇 년 사이 뜨겁다. 

그런데 눈을 조금만 돌려보면 터빈, 기자재 이외의 다른 산업들도 보인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전력망을 구성하는 전선산업이다. 
 
육상풍력발전에서도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면 이를 소비처로 옮길 송전망 등을 구축해야 하는데 해상풍력은 육상풍력보다 전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훨씬 까다롭다. 

해상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인터어레이 케이블을 통해 해상 변전소로 연결된다. 이는 다시 해저케이블을 통해 육상변전소로 연결된다. 

해상풍력이라 하면 바다에 달랑 터빈 하나를 설치하는 게 아니다. 여러 풍력발전기를 설치해 해상에 대규모 단지를 구성하고 각각의 풍력발전기를 어레이 케이블망으로 연결해야 한다. 또 전력을 발전기에서 해상 변전소로 전달해야 한다. 

다음으로 해상 변전소에서는 전력을 모아 안정화하고 해안으로 송전을 준비한다. 여기서 해저케이블은 해저면 깊이 포설해 전력을 육상 변전소로 전송하는 역할을 한다. 포설은 케이블을 땅 속이나 관로 또는 해저 등에 시설하는 작업이다. 당연히 해저 포설은 상당한 고난도 작업이다.

해상풍력기를 통해 만든 전력이 육상 변전소까지 전송되면 그 이후에 전력이 이동하는 방식은  기존 송전망과 동일하다.

그런데 해저케이블은 전선업계가 다루는 품목 가운데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분야로 꼽힌다. 절연, 피복 기술이 까다롭고 앞서 얘기했듯 해저 포설 능력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해저케이블이라는 게 일상생활에서 쓰는 전선과는 차원이 다르다.

케이블은 구리선으로 만드는데 수많은 구리선을 꼬아서 도체로 만들고 표면에 폴리에틸렌과 금속을 입히는 절연 과정을 거쳐 단심 케이블을 만든다. 그리고 이 단심 케이블 세 가닥을 꼬아 해저케이블을 만들면 지름 15cm 이상으로 어른 남자 허벅지 두께가 된다.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쓰이는 해저케이블은 길게는 수십 km, 무게로는 수천 톤에 이른다. 이걸 만드는 설비와 공장, 각종 장치를 구비하는 일만도 보통 일이 아니다.

게다가 해저케이블을 해저에 포설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다. 어마어마한 길이와 무게의 선들을 땅바닥도 아닌 바다에 까는 게 당연히 쉬울 리가 없다.

당연히 부가가치도 다른 품목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해저케이블 시장은 세계에서 선두권 전선업체들만 진출해 있는 글로벌 과점구조다.  

국내 전선산업 1,2위인 LS전선과 대한전선이 해상풍력 시장을 바라보며 해저케이블 사업을 확대해 나가려는 것도 진입장벽 높고 부가가치가 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에서다. 두 회사 모두 업력이 길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LS의 주력 자회사 LS전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해저케이블 사업을 수주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내는 곳이다. 

지난해 10월 대만 해상풍력단지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2천억 원 규모의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수주했다. 이로써 그동안 발주된 대만 해상풍력단지 사업의 초고압 해저테이블을 모두 차지했다. 누적 금액으로는 8천억 원에 이르는데 앞으로 1조 원 이상 더 발주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생산시설과 장비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부분들이 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전문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인 8천 톤급 해저케이블 포설선도 확보했다. 

포설선은 케이블을 싣고 해저에 설치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돼 있는 배다. 포설선을 확보하면서 턴키 방식의 수주도 가능해졌다. 해저케이블 공급부터 설치와 유지보수까지 일괄수주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현재 건설중인 VCV(수직연속압출가교설비)타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LS전선 동해공장에 짓고 있는 VCV타워는 무려 172m 높이로 지어진다. 아파트로 치면 63층 정도다. 이게 공장에 붙어 있는 사무실 용도가 아니라 해저케이블을 생산하는 라인이다. 

중력 방향으로 도체를 내려뜨려야 절연체를 균일하게 입힐 수 있어 이렇게 높은 타워 형태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타워가 높을수록 작업 구간이 넓어져 보다 빠르게 전선을 만들 수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LS전선의 해저케이블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초고압케이블 등의 대규모 글로벌 수주를 통해 경쟁력을 입중한 만큼 추가 수주 기대도 크다고 본다.  

국내 프로젝트는 물론 앞서 얘기했던 대만, 그리고 네덜란드와 북미 등에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해저케이블을 수주했는데 이렇게 사업 경험과 신뢰를 축적하면서 앞으로 늘어나게 될 해상풍력과 더불어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사업도 급격히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성장 기대감도 높아져 기업가치도 재평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2위 전선업체 대한전선도 해상풍력과 연계한 해저케이블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었다. 

다만 LS전선과 비교하면 아직 해저케이블 쪽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가시화하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그럼에도 해저케이블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향성만큼은 분명히 설정한 듯 하다. 대한전선은 2022년 3월 충남 당진 고대지구를 해저케이블 신공장 건설부지로 확정한 뒤 생산시설들을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LS전선 얘기할 때 나왔던 VCV타워가 또 등장한다. 대한전선 당진 공장의 VCV타워는 160m 높이로 아파트 55층 규모다. LS전선 동해 공장의 VCV타워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이다. 

당진이 바다에 인접한 곳이란 사실이 중요하다. 

당진 공장은 이른바 ‘임해공장’인 셈이다. 

앞서 얘기했듯 해저케이블은 매우 무겁기 때문에 육로 운송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곧바로 배로 옮길 필요가 있어서 임해공장이 필요하다. 

대한전선이 당진에 신공장을 건설한 것은 해저케이블 사업의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전선산업은 돈을 꾸준히 잘 벌긴 하지만 성장성은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에너지 시장의 변화 흐름은 전선업계의 모습도 바꿔 놓고 있다. 

해상풍력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되는 흐름은 새로운 전력망의 구축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중동 신도시 건설도 전선업계를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앞서 대한전선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초고압케이블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는데 사우디뿐 아니라 중동 인접 국가에도 초고압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턴키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한전선은 사우디에서 추진하는 도시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의 수혜기업으로 꼽히기도 한다. 

전선산업은 국가 기간산업으로서 전기산업과 함께 태동한 대단히 유서 깊은 산업이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과 함께 큰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 

전통 산업으로 여겨졌던 전선산업을 다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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