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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물산 기업가치를 바라보는 데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배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으면서 앞으로 속도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꼽혀 기업가치에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반영돼 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삼성물산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가시성과 시기를 단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현재 시장상황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지분 17.08%)에 올라있어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꼽혀왔다.
삼성물산 주가는 제일모직과 합병 이후 기대만큼 오르지 않았고 지난 5월 합병 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에 비하면 한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에서 삼성물산을 놓고 지배구조 프리미엄을 제거한 채로 기업가치를 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윤태호 연구원은 삼성물산 목표주가를 기존 22만2천 원에서 16만7천 원으로 재산정했다.
윤 연구원은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 극대화를 명제로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를 예상했지만 결론적으로 개편시기와 방향이 예상과 상이하게 진행됐다”며 “오너 지분가치 극대화 논리 앞에서 주주의 이해관계와 시장이라는 변수를 간과했다”고 진단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조합, 삼성SDS 분할, 기회비용이 컸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전자 분할 등을 오너에게 유리한 개편방안들로 꼽았다.
윤 연구원은 이런 방안들이 시장상황과 여론, 정부정책 변화, 주주 이해관계에 따라 개편방향과 진행속도 조절이 불가피했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앞으로 지분가치 극대화보다 주주와 시장의 지지를 얻고 지배구조 개편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 연구원은 “삼성그룹은 조금 못가지더라도 불필요한 노이즈 생산보다 성공적 개편이 더욱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