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이 완화된 형태로 미국의 중국에 대한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전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인 아마리 아키라 자유민주당 의원은 8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판매하는 반도체장비에 대해 미국의 수출 제한에 일본이 동참하더라도 미국이 시행한 것보다 가벼운 제한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아마리 아키라 자유민주당 의원은 8일(현지시각)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일본의 반도체장비 수출 규제 수준이 미국보다 완화된 형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은 5대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업체를 보유한 네덜란드와 일본에 중국 수출 규제에 동참할 것을 촉구해왔으며 일본은 올해 1월 말 미국과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미국 상무부는 2022년 10월 중국 내에서 생산되는 18나노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14나노 이하 시스템반도체에 대한 장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의 반도체 노광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 세계 3위 반도체장비 기업인 일본 도쿄일렉트론이 미국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장비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중국 기업들은 사실상 첨단 반도체 생산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동의하더라도 미국이 시행한 것보다 가벼운 수준으로 수출을 제한한다면 중국을 향한 미국의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장비를 수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본으로부터 수입할 수 있다면 이는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만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미국 동맹국들이 미국에 맞춰 규제를 채택하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가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구체적인 반도체장비 제재 범위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리 의원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아직 협상에서 언급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기업들은 이 문제를 파고들어 선을 그어야 할 곳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