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2-08 17: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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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현지 전기차 판매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유럽 전기차 판매 4위에 올랐는데 톱3 추격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까지 뛰어들어 더욱 치열한 경쟁 상황을 맞게 됐다. 이에 올해 유럽에서 라인업을 늘려 다양한 차급에 걸친 현지 전기차 수요를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 현대차그룹은 올해 유럽에서 기존에 없던 차급의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 유럽 현지 새로운 전기차 수요를 파고들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현대차 아이오닉5(왼쪽)와 기아 EV6.
8일 유럽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28개국(EU 27개국+영국) 전기차 시장에서 156만650대의 전기차가 판매됐는데 이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15만7213대를 팔아 10.1% 점유율로 판매 4위에 올랐다.
폭스바겐그룹이 22.4%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테슬라가 14.9% 점유율로 2위, 스텔란티스가 14.8% 점유율로 3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의 뒤를 5위 르노그룹(9.21%), 6위 BMW그룹(8.27%), 7위 메르세데스-벤츠(6.25%), 8위 중국 지리그룹(5.05%), 9위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MG를 포함한 중국 전기차업체들(3.94%) 등이 이었다.
특히 볼보와 폴스타를 보유한 지리그룹과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2021년보다 판매량이 각각 122%, 129% 늘어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률(29%)의 4배가 넘는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자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내수 수요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키운 뒤 최근 유럽에서도 통할 만한 모델을 앞세워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무서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리그룹 산하 중국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올해 상반기 '001 리프트백'을 유럽 시장에 새로 내놓을 계획을 갖고 있다.
2022년 테슬라에 이어 글로벌 전기차 판매 2위에 오른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는 지난해 10월 프랑스에서 열린 '2022 파리국제모터쇼'에 참석해 유럽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출시할 전기차 3종을 공개했다.
BYD가 유럽에 새로 내놓을 3종 가운데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아토3’은 이미 유럽 신차 안전평가 프로그램에서 최고점인 별5개를 받기도 했다.
BYD는 최근 미국 포드의 독일 생산공장 인수를 검토하는 등 유럽 현지 공장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라인업을 늘려 경쟁이 심화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승부수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유럽 전기차 판매 20위권에 폭스바겐과 함께 가장 많은 4개 차종의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코나(4만1226대)가 9위, 기아 니로(3만8522대)가 10위, 현대차 아이오닉5(3만7312대)가 11위, 기아 EV6(2만8786대)이 19위에 올랐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유럽에 첫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6와 브랜드 첫 대형SUV 전기차 EV9를 내놓는다.
특히 EV9는 고성능 라인업을 제외하면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가운데 가장 높은 상품성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EV9가 정지상태에서 약 5초 만에 시속 100km에 도달하는 성능을 갖추고 1회 충전으로 540km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선택지가 넓지 않은 유럽 대형SUV 시장에서 지난해 BMW iX와 아우디 e-트론은 각각 2만대가 넘는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들 두 차종의 가격이 1억 원을 훌쩍 넘는 반면 EV9에는 5만 달러 후반~7만 달러(약 7900만 원~9200만 원) 수준의 가격표가 붙을 것으로 보여 EV9이 유럽 판매를 시작하면 유럽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오닉6 역시 지난해 11월 유럽 주요국가에서 진행된 사전예약 초도 물량 2500대가 하루가 채 되지 않아 매진되며 현대차그룹 전기차에 쏠린 현지 높은 관심도를 보여줬다.
기존 주력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와 EV6은 지난해부터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2 월드카 어워드', '2023 북미 올해의 차' 등 세계 3대 올해의 차 시상식을 모두 석권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그룹 전기차 가운데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코나EV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고 신차 효과를 노린다. 미래적으로 확 바뀐 디자인을 입은 6년 만의 풀체인지 코나EV도 판매량을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은 각기 전기차 라인업을 확장하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유럽연합+유럽자유무역연합+영국)에서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2021년보다 4.1% 줄어었지만 오히려 전기차는 29.3% 증가했다.
지난해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 폭스바겐그룹은 유럽 전기차시장 점유율이 2021년 25%에서 2.6%포인트가 빠졌고 테슬라는 지난해 3월 가동을 시작한 독일 공장에 힘입어 스텔란티스를 0.1% 박빙의 점유율 차이로 제치고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중국 전기차업체의 유럽 진출이 본격화하는 올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단단히 지켜내는 것이 앞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위상을 높이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최근 최근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아이오닉6 판매 본격화, 신형 코나 EV 출시 등을 통해 유럽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려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도 "EV9을 유럽시장에 출시해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