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는 지난해 네이버가 역대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것을 동력 삼아 글로벌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수익성 개선까지 이뤄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달성에 성공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게 됐다.
3일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8조2201억 원의 매출을 올려 기존 최고 기록인 2021년의 6조8175억 원보다 1조4천억 원가량 더 벌어들였다고 발표했다.
네이버가 연 매출 8조 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비록 연간 영업이익은 1조3047억 원으로 2021년보다 1.6% 감소했지만 최 대표는 취임 이후 3개 분기 연속 매출 2조 원을 넘기며 외형성장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사업부문별 연간 실적을 보면 검색·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을 포함하는 서치플랫폼이 3조5680억 원, 커머스 광고와 상품 중개 및 판매를 담당하는 커머스가 1조8011억 원, 페이서비스와 디지털금융의 핀테크가 1조1866억 원, 웹툰·스노우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가 1조2615억 원, 클라우드와 기타 사업영역은 4029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2022년 각 사업부문의 매출이 모두 2021년보다 상승하며 고른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역대 최고 매출을 바탕으로 지난해 취임한 최수연 대표가 추진하는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 대표는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하고 나서 글로벌 사업지원부에서 책임리더를 맡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밑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이해진 GIO는 2017년 3월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년 동안 손발을 맞춘 뒤 이해진 GIO는 최수연 당시 책임리더를 네이버 대표이사에 내정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최 대표는 41세의 나이로 네이버에서 근무한 기간은 6년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이 GIO가 최 대표에게 네이버를 맡긴 것은 그만큼 한국을 넘어 해외로 사업을 확장해야만 네이버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도 취임 이후 가진 첫 번째 공식 행사에서부터 네이버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4월13일 네이버 제2사옥에서 열린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에서 "네이버는 이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기술 리더십, 국내외 파트너십의 시너지를 통해 멀티플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며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 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10억 명과 라인 포함 글로벌 매출 비중 50%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가 밝힌 2021년 기준 글로벌 매출 비중은 40%가량 된다. 최 대표는 5년 안에 이 비중을 10% 더 끌어올리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해외 기업 인수가 필수로 여겨졌다.
실제 최 대표는 취임 7개월이 지난 2022년 10월 북미 최대 온라인 중고패션 플랫폼 '포시마크'의 인수계획을 발표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를 향한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에 약 1조6700억 원을 쏟아부었다.
최 대표는 포시마크 인수 완료를 밝힌 지난달 6일 보도자료를 통해 "C2C 시장 초기단계부터 장기적 관점으로 글로벌 C2C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했다"며 "이번 포시마크 인수로 북미시장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에 진출함으로써 C2C가 주요 매출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1월9일 포시마크 미국 본사를 찾아 현지 임직원과 비전 및 통합 방향성을 공유하며 인수후통합(PMI) 작업에도 앞장섰다.
네이버는 '스페인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왈라팝'에도 투자했다. 네이버는 2021년 2월 왈라팝에 1550억 원을 투자했는데 최근 약 1천억 원을 추가해 지분율을 30.5%로 늘리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글로벌 사업에 공격적 투자를 단행한 최 대표의 올해 목표는 안정적 수익창출을 통한 수익성 개선이다.
네이버는 2022년 영업이익이 2021년과 비교해 소폭 감소했는데 영업이익의 후퇴는 2018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네이버의 최근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2021년 4분기 18.2%에서 지속 하락해 2022년 4분기에는 14.8%까지 내려왔다.
특히 콘텐츠사업부문은 3699억 원의 적자를 내며 1년 전보다 매출이 91.3% 성장한 것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최 대표도 이런 문제를 인식하고 수익성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3일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전체 거래액이 성장했다"면서도 "올해는 유료 사용자 증대와 마케팅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시마크의 연결실적 반영도 네이버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포시마크는 지난해 약 12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포시마크가 올해에도 약 1천억 원가량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포시마크 인수계약 체결 후 비용효율화를 요청했고 적자가 줄어들고 있다"며 "기대하기로는 비용효율화 노력에 따라 당장 1분기에도 법인세 상각 전 영업이익(EBITA)은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