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 해 공격적 수주목표로 실적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주력 시장인 중동에서 이미 여러 대형 프로젝트에 입찰해 있는 데다 올해도 수주환경에 봄날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전문가’ 남궁홍 대표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호기를 만났다는 목소리가 많다.
▲ 남궁홍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해 공격적 수주목표로 실적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1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2023년 경영목표인 신규 수주실적 12조 원을 충분히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화공, 비화공부문이 모두 선전하면서 신규 수주와 매출, 영업이익 등 주요 지표에서 모두 10년 만에 최고 실적을 냈다. 여기에 올해는 중동지역 화공플랜트 발주시장 여건 등 업황이 좋아 실적이 더 성장할 것으로 여겨진다.
남궁 사장은 2022년 12월 정기 사장인사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의 새 대표가 됐다.
취임 첫 해부터 부담스런 성적표를 비교군으로 안고 가게 됐지만 경영환경이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주력시장인 중동국가들은 2023년 화공플랜트 증설과 개발 프로젝트 투자에 더욱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협회 글로벌사업지원실의 2023년 지역별 건설시장 동향 보고에 따르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재정여력을 확보한 중동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에너지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활발해질 것으로 분석됐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기업분석보고서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023년 신규 수주 목표를 당사 기존 추정치인 11조 원도 웃도는 기대 이상의 금액으로 제시하고 있다”면서도 “화공플랜트부문에서 기본설계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7건이 올해 설계조달시공 등 본사업 입찰이 예상되는 등 올해 내내 강력한 수주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화공부문에서만 신규 수주 8조 원 수준 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도 이날 삼성엔지니어링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10.8% 높여 제시하면서 “삼성엔지니어링은 2022년 기록적 한 해를 보냈지만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을 전망”이라며 “화공부문에서 여러 프로젝트 수주건이 남아 있고 비화공부문 역시 계열사의 꾸준한 투자가 예상돼 수주 목표 달성 가시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남궁 사장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를 크게 높여 잡으면서 회사 성장세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욕을 내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월31일 2022년 실적발표 뒤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신규 수주실적은 12조 원, 매출은 10조5천억 원을 경영목표로 제시했다.
신규 수주 12조 원은 지난해 실제 수주실적인 10조 원보다 20%, 수주 목표치였던 8조 원보다는 50% 높은 수치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 회사의 수주실적 목표였던 6조 원과 비교하면 두 배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3년 영업이익 목표도 765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21년에는 영업이익 5030억 원, 2022년에는 7028억 원을 거뒀다.
그만큼 올해 사업 전망에 자신이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미 1월부터 중동에서 연달아 수주실적을 올렸다. 카타르에서 1조6천억 원 규모의 에틸렌플랜트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을 맺었고 아랍에미리트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 육상설비 초기업무도 수주했다.
이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는 6개월 동안 사전작업을 통해 설계조달시공 본계약으로 전환이 예정돼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밖에도 올해 화공플랜트부문에서 1분기 요르단 정유 프로젝트(10억 달러), 알제리 프로판탈수소/폴리프로필렌 프로젝트(14억 달러) 등에 입찰할 예정이다.
사우디에서는 2분기 자푸라2 프로젝트를 포함해 하반기에도 대형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발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설계조달시공(EPC)기업의 수주여력을 볼 때 사우디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경쟁강도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삼성엔지니어링에 더욱 긍정적 환경이다.
삼성엔지니어링 내부에서도 사우디 가스플랜트 프로젝트부문에서는 경쟁상대가 1~2개사에 그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동을 벗어나 인도네시아 대량 석유화학단지부터 인도 등에서도 화공프로젝트도 대기하고 있다.
남궁 사장은 1965년 태어나 상문고와 인하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차근차근 승진해온 내부인사다.
특히 아랍에미리트 법인장 시절 성과로 두각을 드러내면서 안팎에서 ‘중동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궁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해외 저가수주 등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처한 2015년 아랍에미리트 법인장을 맡아 중동사업을 챙기면서 삼성엔지니어링 재도약에 기여했다.
남궁 사장은 그 뒤 2020년 말 임원인사에서 혼자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차기 경영진 후보진 선두에 섰다.
남궁 사장은 부사장에 오른 뒤 삼성엔지니어링 플랜트사업본부장으로 계속해 회사의 주력인 해외 화공플랜트사업을 이끌었고 2023년도 정기 임원인사로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에 올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