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특례보금자리론이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거래절벽 상황에 온기를 불어넣을까?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완화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보다 금리, 대출조건 등 문턱을 낮춘 특례보금자리론이 풀리면서 실수요자를 비롯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정부의 대대적 부동산 규제완화로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존보다 금리, 대출조건 등 문턱은 낮춘 특례보금자리론이 풀리면서 실수요자와 시장 양쪽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7일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30일부터 접수가 시작되는 정책대출 특례보금자리론이 내집마련 수요를 매매로 잇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몇 주 사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기존보다 낮아지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운영하기 전부터 상품의 핵심인 이자부담 부분의 매력이 줄어 ‘무용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소득제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에 상관없이 9억 원 이하 주택에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이 가능한 점은 여전히 실수요자들의 눈길을 잡는다. 또 26일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최종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예정보다 0.5%포인트 더 내리기로 결정하면서 조건도 조금 더 좋아졌다.
이에 서울 등 수도권에서 9억 원 이하 아파트를 매수할 계획이 있는 실수요자라면 특례보금자리론을 계산에 넣어볼 만 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 시장 금리가 내림세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DSR 규제 없이 5억 원까지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은 크다. 일단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하고 나중에 갈아타는 방법 등도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유자금이 넉넉하지 않은 실수요자들에게 대출한도가 늘어나는 것은 선택지를 크게 넓혀준다.
정부는 현재 다른 부동산 규제들을 대폭 풀어주면서도 DSR 규제에 관해서는 여전히 보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DSR은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다. DSR은 총부채상환비율인 DTI보다 부채가 높게 책정된다.
2022년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중위값이 10억 원 수준을 보였는데 DSR 규제 때문에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정도의 대출을 받는 것도 ‘꿈’에서나 가능했던 실수요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아파트값이 내림세를 보이는 가운데 특례보금자리론 등장은 서울 중소형 아파트 거래시장에 온기를 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KB부동산은 26일 특례보금자리론 관련 콘텐츠를 통해 서울에서 특례보금자리론을 활용해 마련할 수 있는 9억 원 이하 아파트들을 소개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의 1월2일 시세 기준으로 살펴보면 노원, 도봉, 강북, 중랑구 등 강북권과 금천, 구로, 관악구 등 강서권 지역의 전용면적 59㎡ 아파트 가운데 9억 원 이하 매물이 꽤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6단지 59㎡, 월계동 미성미륭삼호3차 59㎡, 미아동 SK북한산시티 59㎡ 등은 모두 현재 시세가 9억 원 이하다. 또 둔촌주공 분양 등으로 ‘핫’해진 강동구에서는 암사동 선사현대아파트 59㎡가 특례보금자리론 기준이 되는 KB시세로 7억9천만 원 수준이다.
노원, 도봉, 강북구 등은 정부의 규제완화로 매수심리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곳인 만큼 이와 맞물려 특례보금자리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포함된 동북권 매매지수는 67.6으로 지난주(66.8)보다 0.8포인트 올랐다.
서울시의 부동산거래현황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들어 현재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71건으로 2022년 12월(812건)보다 현저히 줄었다. 1년 전인 2022년 1월(1090건)과 비교하면 거래절벽 현상은 더욱 확연하다.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월별 거래량이 상반기 최대 거래량을 보였던 4월(1745건)의 3분의 1로 줄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정부가 고금리에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해 내놓는 정책대출상품이다.
기존 보금자리론과 우대형 안심대출의 금리를, 주택가격과 대출한도, 소득요건은 적격대출 요건을 적용하는 등 현행 정책대출의 장점을 모아 올해 1년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처음에는 4% 후반대 금리로 책정됐다가 최근 금리인하 상황을 반영하면서 일반형은 연 4.25~4.55%, 우대형은 연 4.15~4.45%로 금리가 결정됐다.
또 우대형 상품은 저소득청년(0.1%포인트), 신혼가구(0.2%포인트), 사회적배려층(0.4%) 등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저로는 집을 살 때 특례보금자리론으로 연 3.25~3.55% 고정금리로 5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