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지난해보다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해야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올해 본격적으로 유럽에 진출하면서 저가 전기차들이 대거 유럽에 유입돼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달성한 두 자릿수 전기차 점유율을 올해 지키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 25일 해외 언론에 따르면 BYD가 포드의 독일 생산공장을 인수하기 위해 포드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
24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인 BYD(비야디)가 미국 자동차브랜드 포드의 독일 생산공장을 인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 대상은 포드의 독일 자를루이 공장이다. 포드는 2022년 스페인에 있는 발렌시아 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면서 자를루이 공장은 2025년까지만 유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 간부들이 다음 주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며 “인수 가격 등 매각 조건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면 비야디의 현지 시장 공략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는 지난해 유럽 판매사를 확보한 데 이어 생산공장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으로 읽힌다.
비야디는 지난해 11월 프랑스에서 열린 ‘2022 파리국제모터쇼’에 참석해 유럽에서 전기차 3종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유럽에서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과거 중국산차들은 저렴한 가격만이 장점으로 꼽혔지만 전기차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로이터 등 외신을 보면 비야디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아토3’은 유럽 신차 안전평가 프로그램에서 최고점인 별5개를 받았다.
2005년 장링자동차가 유럽에 진출했을 때는 별0개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유럽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아토3은 탕, 한과 함께 비야디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 전기차시장에 선보일 전기차 3종 가운데 하나다.
이뿐 아니라 지리차그룹도 지난해 헝가리 자동차 딜러업체인 그랜드 오토모티브 센트럴 유럽과 계약을 맺어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리차그룹은 올해 봄부터 고급 전기차인 지오메트리C를 출시할 계획을 세워뒀다.
상하이자동차도 2022년 산하브랜드 MG의 유럽진출을 선언하고 같은 해 9월 신차를 선보였다.
실제 지리차그룹과 상하이차는 2022년 유럽에서 각각 5만7329대 2만6936대를 판매해 전기차 판매순위 8위와 9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 현대차그룹이 올해 전기차를 앞세워 유럽 시장점유율 확대하는 데 고전할 수도 있다. |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를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했는데 올해는 그 전략을 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 친환경차 및 전기차 판매 호조에 힘입어 9.4% 점유율로 유럽시장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럽 10개 국가 전기차 판매량에서는 10% 점유율로 폭스바겐그룹과 스텔란티스, 테슬라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많이 팔린 전기차는 현대자동차의 코나EV와 아이오닉5로 두 모델 모두 10위 안에 안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유럽 공략이 거세진다면 이런 입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독일을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는 아토3은 3만8천 유로(약 5220만 원)로 아이오닉5의 판매가인 4만3900유로와 비교해 약 5천 유로 저렴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중국 자동차 수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한국 자동차 수출 확대에 부정적 영향이 커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지원 등으로 확대를 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과 현지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