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1년 사이에 대기업집단 가운데 내부지분율을 가장 많이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7일 공개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주식소유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전체 65개 대기업집단에서 내부지분율이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0.5%포인트 오른 29.9%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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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총수가 있는 45개 집단의 내부지분율도 같은 기간 2.1%포인트 상승해 57.3%를 기록했다. 총수일가 지분은 4.3%에서 4.15로 0.2%포인트 줄었으나 계열회사 지분율은 48.5%에서 50.6%로 상승했다.
총수일가 지분은 줄었으나 계열회사들을 통한 기업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집단 내부지분율이 지난 1년 사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21.3%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이후 롯데그룹이 해외 계열사가 소유한 국내 계열회사 지분을 내부 지분으로 정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최근 20년 사이 꾸준히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총수일가 지분율은 2014년부터 3년째 0.9%에 그쳤다. 10대 그룹에서 총수 개인의 지분이 줄었음에도 계열사를 통한 지배력을 높였다는 뜻이다.
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기업들의 외형이 계속 커지고 있어 총수일가가 지분율을 유지하려면 유상증자 등을 따라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며 "줄어든 총수 지분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계열사가 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수가 있는 45개 기업집단에서 내부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부영그룹으로 96.9%로 집계됐다. 이어 중흥건설(94.2%), 이랜드(85.7%)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총수일가 지분만 놓고 보면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타이어로 42.6%였다. 중흥건설은 33.7%, KCC는 28.3%로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았다.
반면 금호아시아나(0.3%), SK(0.4%), 하림(0.8%), 현대중공업(0.9%) 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자료공개에서 대기업집단 가운데 순환출자가 있는 곳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롯데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대림그룹, 현대백화점그룹, 영풍그룹, 현대산업개발 등 8곳이다. 이 집단이 보유한 순환출자 고리 수는 모두 94개로 1년 사이 365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순환출자 고리를 가장 많이 줄인 곳 역시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그룹은 349개를 줄였으나 여전히 대기업집단 가운에 가장 많은 6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했다. 삼성그룹은 3개, 현대자동차그룹은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각각 해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