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초 기대 이상으로 선전한 설 연휴(21일~24일) 이후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코스피가 연초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는데 설 이후 4분기 실적시즌을 소화하며 반등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증권업계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설 연휴 직전 거래일인 20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92포인트(0.63%) 상승한 2395.26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2230선에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이제 2400선을 눈앞에 뒀다.
앞서 대다수 증권사에서 ‘1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것과는 반대로 코스피는 올해 들어 전부 7.10% 상승하면서 연초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물가 상승세가 꺾이면서 금리인상 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환율이 진정된 점과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국내 수출 회복 기대 등에 따라 외국인투자자 순매수세가 유입됐다.
이에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세가 이어질지가 시장의 관심이다. 국내증시가 설 연휴 이후 상승흐름을 나타낸 경우가 많았던 점도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설 연휴 이후 국내증시는 본격적인 실적시즌이 돌아온 가운데 4분기 실적에 따른 개별 종목들의 차별화 장세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5일부터 현대차그룹을 시작으로 이번 주 중 LG에너지솔루션, 네이버, LG전자, 삼성물산 등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진다.
한국과 미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파악된다. 26일 한국 4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지난 분기 대비 0.3% 하락하면서 역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미국 4분기 경제성장률 추정치도 발표된다.
이러한 가운데 증권가는 코스피 상승여력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신증권은 4분기 기업 실적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기업 지난해 4분기 실적부진이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금융주와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통신, 미디어, 필수소비재 업종을 추천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를 둘러싼 투자 환경을 감안하면 급격히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장기간 소화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4분기 실적시즌 동안 밸류에이션 부담은 코스피 상승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코스피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주가수익비율)이 11.8배까지 상승하면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레벨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태에서 2월까지 벨류에이션이 낮은 가치주 위주의 대응이 좀더 필요할 것이다”며 “밸류에이션이 낮은 종목들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고 현재 국내증시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들의 순매수 역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경기가 하강 사이클 후반부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되면서 국내 증시가 복원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말로 예상했던 시장 변곡점이 조금 앞당겨 지고 있다”며 “당분간 주가의 큰 폭 조정 가능성 보다는 추가 반등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 2600선까지 반등을 예상하기도 했다.
삼성증권도 앞으로 3개월 동안 증시 전망을 과거 ‘중립’에서 ‘확대’로 긍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업황 개선, 신상품 출시 등의 이유로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카카오, 포스코홀딩스, 기아, KB금융, 삼성전기 등을 선호종목으로 추천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좀 더 확인해야 할 변수들이 있긴 하지만 물가의 정점 통과는 확실해 보이고 고용상황은 여전히 견조하다”며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지만 경기연착륙 기대가 높아진 점이 자산시장에 미칠 효과에는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